“합법적 해결사”/「채권 추심업」 확대 놓고 마찰

“합법적 해결사”/「채권 추심업」 확대 놓고 마찰

염주영 기자 기자
입력 1994-09-02 00:00
수정 1994-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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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부/“신용정보회사에 허용” 법안 마련/법조계/“변호사법 위반행위” 강력 제동/국회 등 관문 많아 실현 미지수

채권추심(추심)업의 취급을 둘러싸고 재무부와 법무부·법조계 사이에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채권추심업이란 남의 빚을 대신 받아주는 업무이다.한 마디로 「해결사」인 셈이다.지금은 변호사만 이 업무를 할 수 있다.(변호사법 90조의2)

재무부는 신용정보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신용정보회사에 채권추심업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신용사회를 정착시키려면 신용불량자,즉 빚을 얻어쓰고 잘 갚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사후관리를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법조계는 강력히 반대한다.지금은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해결사 역할을 하면 모두 변호사법 위반이 된다.빚을 받아내기 위해 채무자를 가둔다거나 폭력을 가하는 등의 불법 행위를 했느냐의 여부는 문제삼지 않는다.이 경우 5년이하의 징역에 처하거나 1천만원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돼 있다.

법조계와의 마찰은 재무부가 올 정기국회에 내기 위해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관한 법률 제정안」을 마련하면서 비롯됐다.이 법의 취지는 신용사회를 정착시키기 위해 신용정보를 전문으로 다루는 회사를 육성하자는 것이다.일정한 자격을 갖춘 신용정보회사에 대해 신용조사업·신용조회업과 함께 채권추심업을 허용하는 내용이다.

이 법안은 법무부와의 실무 협의에서 이미 논란을 빚은바가 있다.이어 지난달 23일 열린 경제차관 회의에서 변호사 출신 참석자가 제동을 걸어 보류됐다가 1주일 뒤 열린 회의에서 한시간여의 논쟁끝에 가까스로 통과됐다.

법조계의 주장은 신용정보회사에 채권추심업을 허용하는 것이 변호사법에 어긋난다는 것이다.현행 변호사법은 변호사가 아닌 사람은 개인간의 경제적 이해 다툼에 관해 대가를 받고 감정·대리·중개·화해·청탁·법률상담 등을 못 하도록 하고 있다.

재무부의 반론은 네가지로 요약된다.첫째 변호사법이 헌법이 아닌 이상 이 법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새로운 법을 제정하지 말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오히려 「신용정보의 이용·보호에 관한 법률」에 신용정보회사가 채권추심업무와 관련해 재산보전처분 결정 등 필요한 법적 절차를 변호사에게 의뢰할 수 있는 규정을 두면 변호사법 위반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게 돼 일석이조라고 맞선다.

둘째 신용사회를 정착시키는 관건은 어떻게 하면 신용을 안 지키는 사람을 효과적으로 신용사회로부터 격리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이를 위해 신용정보회사가 신용불량자에 대한 사후 관리 업무,즉 채권추심업을 취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변호사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채권추심을 의뢰할 수 있어 고객의 부담이 줄어든다.넷째 적은 비용으로 「합법적 해결사」를 쓸 수 있으므로 기존의 불법 해결사들을 어느정도 정리할 수 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 법안이 온전하게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거쳐야 할 관문이 많기 때문이다.우선 정부안으로 확정되려면 일반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통과해야 한다.이 과정에서 법무부와 또 한 차례의 논전이 불가피하다.

국회에 넘어가면 모든 법안은 법사위를 거쳐야 한다.이 법안이 위원 대다수가 변호사들로 구성된법사위의 좁은 문을 넘을 수 있을 지 역시 관심거리아다.<염주영기자>
1994-09-0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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