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닥 잡혀가는 「한양 합리화」/기획원·재무부 이견 해소

가닥 잡혀가는 「한양 합리화」/기획원·재무부 이견 해소

염주영 기자 기자
입력 1994-08-24 00:00
수정 1994-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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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달 산정심열어 결정/기획원/“연쇄부도 우려” 현실론 선회/재무부/“지정기준 새로 만들어 구제”

1년여를 끌어온 (주)한양의 산업합리화업체 지정 문제가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정부는 다음달에 정재석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 주재로 산업정책심의회를 열어 한양을 합리화 업체로 지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팽팽한 줄다리기를 계속 해 온 경제기획원과 재무부간의 이견조정 작업이 최근에 급속한 진전을 보였다.기획원의 선회 배경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다만 「기획원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태도를 보여온 재무부가 정부총리를 대상으로 상세한 현황 설명과 함께 적극적인 설득전을 편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 결과 「원칙과 명분」을 중시해 「합리화 지정 불가」를 고수해온 기획원이 요즘 「합리화 이외에 대안이 없다」는 쪽으로 급선회했다.기획원과 재무부의 핵심 수뇌부들은 한양의 합리화 지정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사실에 공감대가 이뤄진 것으로 감지된다.

부실기업인 한양을 살리기 위해서는 법원의 법정관리 결정과 정부의 산업합리화업체 지정 등 두가지 조치가 모두 필요하다.한양의 주거래 은행인 상업은행은 한양의 법정관리를 신청해 놓고 있으며,법원의 결정으로 모든 채권과 채무가 동결된 상황이다.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한양은 파산절차를 밟게 된다.상업은행에 따르면 재판부는 주공이 한양을 인수한다면 법정관리 신청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년간 인수협상을 끌어온 주공은 합리화 지정을 한양인수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한양의 법정관리,주공의 한양인수,정부의 한양에 대한 합리화 지정이 서로 꼬리를 물고 얽힌 셈이다.어느 하나만 비끄러져도 한양은 도산을 피할 수 없다.

한양이 도산할 경우 그 근로자 1만명의 실업 발생,5천여개 하청 및 납품업체의 연쇄 도산,시공 중인 아파트 1만3천채의 공사중단과 입주예정자들의 피해 등이 예상된다.이같은 현실들이 기획원으로 하여금 입장을 바꾸게 한 배경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한양 문제는 사실상 산정심의 개최 시기와 어떤 형식으로 지정할 것이냐에 대한 결정만 남은 셈이다.재무부는 이미 합리화 업체로 지정할 경우 예상되는 특혜시비를 최소화하는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홍재형 재무장관도 「합리화 기준」에 관한 검토가 실무선에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실무작업에서는 「산업합리화 지정 기준」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산업합리화 지정 기준」이란 산정심의 내부 운영규칙으로 지금은 ▲산업구조 조정과 ▲기업군의 계열기업 정리를 위한 경우 등 두가지로만 돼 있다.

구조 조정이란 신발이나 의류업처럼 산업 전체가 사양화,해당 업체들의 업종전환을 유도하는 경우이고,기업군의 계열기업 정리는 재벌기업이 부실화한 경우 계열기업 가운데 갱생이 가능한 주력업체는 살리고 나머지 계열기업들을 정리하는 경우이다.

한양의 경우는 상업은행에서 빌려쓴 8천여억원의 부실채권의 정리를 위한 것이므로 두가지 기준 가운데 어느쪽에도 들어맞지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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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합리화 지정 기준」은 제정 당시에는 은행의 부실채권 정리를 위한 경우가 포함돼 있었다.그러나 이 조항은 89년 2월로 시효가 끝나 한양에적용하려면 이 기준을 한시적으로 다시 부활시키거나 또는 별도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염주영기자>
1994-08-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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