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변호인단­검사 “장외공방”(특파원 코너)

카를로스 변호인단­검사 “장외공방”(특파원 코너)

박정현 기자 기자
입력 1994-08-20 00:00
수정 1994-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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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정부 범인거래 치부 공개” 협박/베르제 변호사/테러범 옹호한 전력들어 자질 시비/브뤼게에르 검사

「세기의 테러리스트」 카를로스(본명 일리치 라미레스 산체스)의 심판이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카를로스의 심판을 앞두고 법정밖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될 조짐이 뚜렷하다.

우선은 변호인단과 한국의 검사에 해당되는 판사간의 대결 양상이다.카를로스의 변호사로는 무라드 오세디크(68)와 자크 베르제(69) 등 2명이 선임됐는데 주로 테러리스트들을 변호하는 베르제 변호사는 프랑스내에서 형법의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그가 변호한 인물 가운데는 지금의 카를로스 부인인 마그달레나 코프를 비롯해 조지 압달라,클라우스 바르비,오마르 라다 등 굵직한 테러리스트들이 포함돼 있다.카를로스 사건을 맡은 장 루이 브뤼게에르 판사는 「반테러리스트의 스타」로 평가받는 유명한 인물이다.프랑스내 테러리스트에 대한 최고의 상반되는 권위자들의 자존심 대결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그러나 카를로스에 대한 법정 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변호인단에 대한 자질 시비가 일고 있다.베르제 변호사가 지난 82년 마그달레나 코프의 석방을 위해 카를로스의 밀사 역할을 했다는 얘기가 프랑스 언론을 통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구동독의 정보기관인 슈타지의 자료에 근거하고 있다는 얘기이고 당시의 총리와 내무장관 이름까지 거명되고 있어 신뢰를 더해 준다.그러나 베르제 변호사는 왜곡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베르제 변호사에 대한 자질 시비는 그가 카를로스의 변론 내용을 완전 공개하자고 주장하고 난 뒤 나온데 주목해야 한다고 관측통들은 지적하고 있다.카를로스의 변론 내용은 곧 인질 석방과 관련해 서방국가들과의 협상 내용을 공개하자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서방사회가 인질 석방을 위해 벌였던 대금 납부 등 치부가 그대로 드러나게 될 것은 뻔한 일이고 그 과정에서 카를로스는 기능인에 불과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결국 베르제 변호사의 자질 시비도 이런 노련한 변론 방법을 쓰지 못하도록 카를로스와의 격리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얘기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부분은 카를로스의 인도 조건에 대한 의혹이다.그의 변호사들은 카를로스가 체포될 때의 상황에 대한 얘기를 들려준다.그가 붙잡힌 것은 지난 13일 받은 비뇨기계의 가벼운 수술 때문이라는 것이다.

카를로스는 수술을 받고 난 뒤 14일 지친 몸으로 집으로 옮겨졌고 부인인 마그달레나 코프가 없는 사이 얼굴을 아는 수단정부의 관계자를 포함한 10여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들이닥쳤다는 것이다.이어 의사가 들어와 그에게 진정제를 투여한 뒤 남자들에 의해 옮겨져 곧바로 프랑스에 인도됐다는 주장이다.이 부분은 체포당시 부인과 함께 있었다는 샤를 파스콰 내무장관의 발표와는 분명히 다른 점이다.

카를로스가 어떻게 잡혔으며 어떻게 프랑스에 인도됐는지에 대해 프랑스 당국은 「보안상의 비밀」을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파스콰 장관은 인도의 대가로 수단 정부에 준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수단과 프랑스는 범인인도조약을 맺지도 않았고 국가간 교섭을 담당하는 외무부는 철저히 배제됐다.프랑스는 지난 86년 레바논에 인질로 잡혀 있던 프랑스 기자 3명을 석방케 하는 개가를 올렸지만 그 과정의 흑막이 공개되는 바람에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다.따라서 카를로스 심판 진행상황은 정치적인 함수관계와 맞물려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파리=박정현특파원>
1994-08-2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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