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주사파」 이념논쟁 계기/보수목소리 높아간다

「조문」·「주사파」 이념논쟁 계기/보수목소리 높아간다

이도운 기자 기자
입력 1994-07-27 00:00
수정 1994-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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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의 사망에 따른 조문논쟁과 박홍서강대총장의 「주사파」배후 발언,6·25관련문서 공개등 일련의 상황이 정치권에 남북관계와 관련한 이념적 논쟁거리를 제공하고 있다.일단은 북한을 보다 냉정히 바라보고 남북관계의 한계를 명확히 긋자는 보수 쪽이 논쟁의 기선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그것이 현재 북한을 바라보는 우리사회 여론의 대체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최근들어 진보,혹은 좌경으로 비쳐지는 세력에 대한 이들의 공세는 한층 거칠어지고 있다.

전직 국회의원들의 모임인 대한민국헌정회는 지난 25일 김영삼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근래에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냉각되는 것은 「주사파」폭력세력이 만연하게 만든데 대한 비판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사상적으로 의혹이 있는 청와대 고위관계자를 경질해야 한다』고까지 나왔다.

지난 16일 이철승·민관식·이민우·유치송씨등 과거 정치지도자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자유민주 민족회의」는 창립선언문을 통해 『「조선노동당」의 하층세력이 문화·언론·학계·종교·노동계등 각분야에 침투,「사회주의 혁명론」으로 우리의 건국이념을 송두리째 말살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면서 『김일성 독재체제와 반민족 노선을 계승하는 자와는 남북정상회담을 배격한다』고 강경한 대북관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정부·여당내의 강경보수세력과 장외의 남북대화 반대세력이 정치적 입지강화를 위해 매카시즘과 공안기류를 조장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김일성의 사망 후 6·25전쟁 관련문서 공개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총체적인 목적의식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민자당은 물론 민주당의 이러한 주장이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박범진대변인은 『남북정상 회담 때문에 문서의 공개를 미뤄왔다가 이번에 내놓은 것이 수구세력의 기득권 강화라고 보는 것은 말도 안된다』면서 『김일성주의를 신봉한다고 밝히는 주사파를 비판하는게 어떻게 수구보수냐』고 공박 했다.

신경식국회문공위원장도 『낡은 공산주의를 추종하는 주사파를 진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물론 보수쪽의 지나친 주장에는 민자당도 거리를 두고 있다.

박대변인은 헌정회의 청와대 특정인사 거명에 대해 『너무 노골적인 주장』이라고 못마땅해 했다.

한편에서는 최근 보수 쪽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 『일종의 반작용으로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재야성향의 정치학자 출신으로 민자당에 들어온 손학규부대변인은 『70년대까지는 숨죽여 지냈던 진보세력이 80년대 들어와 민주주의와 통일이라는 가치를 우리사회에 착근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그 역할의 틈새에서 주사파나 과격노동운동등 사회통합을 해치는 세력도 자리잡게 됐다』면서 『그에 맞서 80년대 이후 눌려있던 보수세력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며,이는 사회를 균형있게 중심잡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이도운기자>
1994-07-2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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