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파업을 극복하는 시민의식/「승용차 함께 타기」 앞장

지하철 파업을 극복하는 시민의식/「승용차 함께 타기」 앞장

입력 1994-06-25 00:00
수정 1994-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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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회 국민 무서운것 보이자”/택시보다 시내버스 이용… 혼잡 덜어/질서지키며 애쓰는 역무원 격려도

어느때보다 시민의식이 돋보인 하루였다.

철도에 이은 서울 지하철 파업으로 교통대란이 예상됐던 24일 시민들은 전국민을 담보로 한 사상초유의 불법 연대파업에 분통을 터뜨리면서도 너나할 것 없이 함께 불편을 나누면서 차분히 어려움을 이겨내려는 성숙함을 보였다.

이날 당초 극심한 혼잡과 난리가 예상됐던 출퇴근길 지하철역과 시내버스 정류장 주변에는 시민들이 차례로 줄을 서서 끈기있게 차를 기다리는등 질서정연한 모습이었다.

특히 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병력을 지하철 구내 곳곳에 배치했으나 승객들의 집단항의나 소요사태는 물론 무임승차·새치기등 당초 우려했던 무질서한 모습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또 버스와 지하철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시민·학생들이 많은데다 승용차 함께 타기(카풀)운동에 동참하는 시민들이 부쩍 늘어나 서울시내 지상도로도 평소보다 약간 더 차량이 늘었으나 큰 혼잡은 없었다.

특히 노원구 상계동·양천구 목동·강동구 명일동 등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에서는 주민들사이에 승용차 함께 타기운동이 자발적으로 번지고 있어 시민의식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시민들은 한결같이 『이번사태로 국민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정부는 이번기회에 단호하게 대처,자신들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는다고 툭하면 불법파업을 서슴지 않는 국가기관 노조의 안하무인의 행태를 뿌리뽑아야 할것』이라고 주문하고 『이럴 때일수록 흥분하지 말고 질서를 지켜 시민들의 높아진 의식수준을 보여주자』고 입을 모았다.

이날 상오 7시쯤 이웃 주민 2명과 함께 회사가 있는 지하철 선릉역방향으로 승용차를 함께 타고 간 서현호씨(36·회사원·동작구 사당2동 신동아아파트 402동)는 『평소 혼자 승용차를 타고 다녔지만 오늘 아침엔 「카풀」을 제공하겠다는 주민 차량 4∼5대가 아파트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어 행선지가 비슷한 차를 골라 함께 출근했다』면서 『내일부터 파업이 끝날 때까지 당분간 카풀운동에 동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원구 상계10동 주공아파트 910동에 사는 김영민씨(34)도 『철도와 지하철이 파업을 시작한 이후 자발적으로 카풀운동에 참여하는 인근 아파트 주민이 10여명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동부이촌동에서 지하철4호선을 이용해 출근하던 조성호씨(28·국민대 대외협력실 근무)도 이날 『지하철파업소식을 듣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가 지나가던 승용차를 세워 광화문까지 함께 타고 갔다』면서 『승용차주인이 선선히 카풀에 응해 주는 것을 보고 성숙해진 시민의식을 느낄 수있었다』고 흐뭇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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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지하철2호선 신촌역 매표창구에서 비상 파견근무를 한 마포구청 도시정비과 직원 양차낭씨(50)는 『출근길 혼잡이 예상됐던 상오 7시에서 9시사이에 시민·학생들이 의외로 질서를 잘 지켜 큰 불편이 없었다』면서 『특히 서투른 매표업무에도 시민들이 느긋하게 기다려주면서 「수고한다」고 격려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박찬구·김태균기자>
1994-06-2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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