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승 「꾸중」들은 국조의원단/박성원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주지승 「꾸중」들은 국조의원단/박성원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박성원 기자 기자
입력 1994-06-09 00:00
수정 1994-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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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사위원들 사이에서는 요즘 자조섞인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다.국회의원의 「말발」이 영 서지 않는 세상이 됐다는 것이다.

상무대이전공사를 둘러싼 정치자금 유입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위해 국방부와 서울지검등에 대한 문서검증에서 조기현전청우건설회장의 수사·재판기록을 요구하다 「딱지」를 맞은 지난달 24,25일만 해도 바로 다음날 국방부·법무부장관을 국회로 불러 「권력의 눈치」 운운하며 분풀이가 가능했다.

그러나 지난 2,3일 주택은행등 6개 은행 10개 지점을 대상으로 조씨의 예금계좌 추적에 나섰던 의원들은 금융실명및 비밀보장에 관한 긴급명령을 내세워 금융자료의 제출을 거부하는 지점장들의 「소신」앞에 무기력한 발길을 돌려야 했다.한 야당의원은 『개혁시대에는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 앞에 국민의 의혹을 밝히는 것이 시민의 의무』라고 계좌제출을 요구했다가 지점장으로부터 『정치적 필요를 앞세워 위법을 강요하지 않는 것이 개혁이 아닌가요』라는 반박에 부딪혔다.야당의원들은 『국회에 조기를 달자.대통령의 의지가없는 한 국정조사권은 휴지조각에 불과하다』고까지 흥분했다.

그러나 7일 대구 동화사까지 찾아가 벌인 문서검증에서 의원들은 다시 한번 좌절감을 맛봐야 했다.80억원의 대불공사 시주금이 실제로 공사에 쓰였는지 구체적 근거를 제시해달라는 의원들에게 무공주지스님은 『속세에서 밝히지 못하는 거액을 산사의 수도승에게 물으러 오셨느냐』고 준엄하게 꾸짖었다.무공스님은 『지엄한 공권력을 행사하는 국회가,더욱이 법을 전공한 판사·변호사출신 의원들이 이 지역의 교구장이며 대사찰의 수도책임자에게 내부의 불심을 의심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불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처사』라고 비난했다.육군중장 출신인 민주당의 한 의원이 『국민의 혈세로 모은 국방예산을 횡령한 이적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뒤 『불교의 명예를 위해서도 대불에 그런 검은 돈이 들어오지 않았음을 밝혀달라』고 애원조로 요구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법사위는 8일 조씨를 시작으로 증인·참고인신문에 착수했지만 군과 검찰에서 이런 소리를 한 일이 있느니 없느니 하는지루한 공방만 이어지고 있다.

국정조사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아무래도 수표추적과 수사및 재판기록의 검증등을 위한 법적 보완조치가 먼저 마련돼야 할것 같다.<박성원기자>
1994-06-0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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