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누빈 정상외교의 역사성(사설)

북방누빈 정상외교의 역사성(사설)

입력 1994-06-08 00:00
수정 1994-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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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대통령이 6박7일간의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 방문을 마치고 어제 귀국했다.정력적이고 역동적인 YS외교 스타일이 다시한번 돋보인 북방여정이었다.북한 핵제재를 놓고 한국 미국 러시아의 삼각정상간 전화회담까지 이루어짐으로써 시의성이 한층 두드러진 현장외교였다.냉전의 과거역사를 청산하고 새로운 세기를 설계하는 역사성이 어느때보다 큰 정상외교였다.

얼마전에 작고한 닉슨 전미국대통령은 러시아의 민주개혁과 경제적번영의 성공여부야말로 다음세기의 세계진운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러시아가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했느냐의 여부에 금세기 지도자들의 사후평가가 달렸다고까지 그는 말했다.그만큼 러시아는 세계역사의 방향을 좌우하는 중요한 나라이며 다시 강대국이 되는 것은 필지라는 판단에서다.북한의 맹방이었고 국경을 맞댄 러시아의 중요성은 우리에게 있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이번 김대통령의 러시아방문에서 대등한 동반협력관계를 구축한 것은 4각외교의 완결인 동시에 장기적인 관계발전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구소련의 최대군사요충인 블라디보스토크의 러시아태평양함대 사령부 방문이 상징하듯이 한·러 화해와 안보협력의 새시대를 연 것은 획기적이라 할 만하다.서울과 모스크바에 핫 라인의 설치,러 북한 우호조약의 사문화 선언,그리고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무기부품공급 중단등의 합의가 그것이다.이에따라 군사협력의 차원으로까지 발전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됐다.

인상적인 것은 이러한 안보협력의 합의가 김대통령의 외교역량이 직접적으로 발휘된 결과라는 점이다.핵심을 파고들어 대담하게 담판을 벌이는 뚝심과 인내의 스타일로 옐친대통령과 심야까지 협상을 벌여 얻어낸 성과였다.정상외교가 저절로 성공하는 것이 아님을 알수 있다.더구나 옐친대통령의 별장초대와 카리모프대통령의 전일정 직접안내등 파격적인 환대는 김대통령과 클린턴,옐친간 삼각통화와 더불어 높아진 우리의 위상을 반영하는 징표다.

그만큼 우리의 자본과 기술등 경제협력에 대한 희망이 크기 때문이다.그러므로 이번에 이루어진 모든 합의사항이 철저히 이행되도록후속조치에 빈틈이 없어야 할 것이다.

김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과 연해주방문의 뜻도 각별하다.스탈린에 의해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쫓겨간 20만 동포들의 슬픈 역사를 씻고 조국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이미지를 가슴속에 심어준 것이다.항일독립운동의 거점이었던 연해주에 들른 것은 민족사 재정립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를 나타내 주었다.



재외 한인들은 우리와 한 뿌리로서 세계진출의 교두보가 될수 있다.한민족 문화공동체형성이라는 차원에서 이들을 한데 묶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정상외교의 성과를 확대해가는 다방면의 노력이 지속적으로 기울여져야 한다.
1994-06-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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