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전자·자동차산업/일 제조업체에 가격인하 바람(월드마켓)

일 전자·자동차산업/일 제조업체에 가격인하 바람(월드마켓)

고명섭 기자 기자
입력 1994-06-01 00:00
수정 1994-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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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결정 유통업자에 맡길수 없다”/아이와/단순설계·해외기지 활용 시장 잠식/도요타/「RV4」 부품 호환성 높여 비용 삭감

『유통업자들에게 빼앗긴 가격 결정권을 되찾자』

유통혁신이 불러 일으킨 가격인하 물결에 망연자실 끌려 다니던 일본의 제조업체들이 제2의 가격혁명으로 주도권을 되찾겠다며 이구동성으로 합창하는 말이다.

불황을 이기기 위해 디스카운트 스토어라는 신종 할인점이 우후 죽순으로 들어서고 이와 함께 슈퍼마켓이 산매가격을 인하 하면서부터 일본에 가격 인하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여기에 정부가 독점금지법 적용을 강화하는 등 유통관련 법규를 바꾸면서 유통업체 중심의 가격인하는 속도를 더했다.이때까지 철벽이라고 생각되던 제조업체 중심의 유통구조가 무너지고 제조업체가 세워놓은 「정가제」가 유명무실해지기 시작했다.

당초 대규모 제조업체들은 유통업자들의 할인판매 방식을 대수롭지 않게 보았다.할인판매점에서 취급하고 있는 제품들은 대부분 구형인데다가 품목도 한정 돼 있다는 것이 그들의 논리였다.그러나 대형 슈퍼마켓과 백화점들이 자사상표인 프라이비트 브랜드(PB)제품의 품목을 늘리면서 가격인하를 한 단계 더 밀고 나가자 제조업체도 더이상 바라만 볼 수 없게 됐다.

제조업체들로서는 자신들의 제품보다 훨씬 값싼 PB제품이 매출신장을 거듭하자 위기감이 커지게 된 것이다.

몇몇 대표적인 제조업체의 가격인하 실태를 살펴본다.

일본 오디오·비디오 시장이 장기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유독 이 분야에서 기염을 토하고 있는 기업이 아이와이다.

아이와는 단순한 상품설계와 해외생산 체제 구축에 따른 원가절감 노력이 주효해 소형 스테레오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고 있다.여전히 고급품 생산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관록의 AV메이커들을 비웃으며 94년 3월말 결산에서 예상을 뒤엎고 큰 폭의 흑자를 기록했다.

아이와는 10만엔대 이상의 제품이 주류인 일본 오디오시장에 5만엔대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미니 컴포넌트 시리즈를 내 단숨에 시장의20%를 장악했다.저가격화의 비밀인 해외생산 비중은 이미 77%를 넘어섰다.일본내 판매분의 약절반이 말레이시아 및 싱가포르공장으로부터 들여온 것이다.

또 다른 예로 도요타의 RV4를 들 수 있다.RV4는 최근 일본 자동차시장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 올랐다.2천㏄엔진,풀타임 4륜구동,단일차체 구조제품이 5월부터 1백60만엔에 판매되고 있다.이같은 저가격화는 엔진등 주요부품에서 백미러에 이르기까지 가능한 범위내에서 기존 차종의 부품과 공동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 철저한 비용절감을 추진한 결과이다.

에스바이엘사의 주택가격 인하전략도 주목할 만하다.이 회사는 오는 7월 1평당 31만엔이라는 새로운 가격으로 주택을 공급한다. 이 회사의 가격인하 요인은 인건비 삭감과 공사기간 단축,기존 부자재 활용,대량생산효과의 극대화 등 공장생산에 따른 장점을 최대로 살리고 있는데서 발생한다.이밖에 라이온사등이 가격인하에 성공했다.<고명섭기자>
1994-06-0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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