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교문서서 밝혀진 「6·25전야」

「러」 외교문서서 밝혀진 「6·25전야」

이기동 기자 기자
입력 1994-05-26 00:00
수정 1994-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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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반도 점령·삼척해방구 건설」/김일성,당초 국지전 계획/개전직전 소·중지원 약속받고 전면전 선회

김일성은 남침계획을 세우면서 초기에 전면전 대신 옹진반도 점령과 강원도 삼척의 탄광지대에 「해방지구」건설등 국지전 전략을 수립했다가 개전 직전 이를 남침 전면전으로 수정했음이 25일 러시아 외무부 비밀외교문서를 통해 밝혀졌다.다음은 김일성이 남침의사를 굳힌 49년 여름 주평양 소련대사관과 모스크바 사이에 오간 전문 요지.

◇49년8월12일=김일성과 박헌영은 남조선이 자신들의 평화통일 제의를 거부했기 때문에 남조선에 대한 무력공격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함.두 사람은 무력공격이 남조선 내부의 대규모 인민봉기를 수반할 것이라고 강조.슈티코프소련대사는 북한지도자들의 기도가 실현될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함.김일성은 이런 「냉담한」반응을 들은 뒤 남조선 강원도 삼척 탄광지대에 「해방지구」를 만드는 계획을 제시함.슈티코프대사는 이에 대해 그런 일은 매우 신중히 준비하고 상황을 분석한 연후에 실행에 옮겨야한다고 말함.

◇8월14일=김일성은 남조선 공격이 가능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아울러 소련으로부터의 무기,기술지원 조속 실행을 요구.김은 옹진반도 점령문제를 제기함.그럴 경우 38도선에 걸친 수비지역이 줄어 적은 병력으로 국경을 수비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함.슈티코프대사는 김일성과의 이날 면담내용을 전문으로 보고하지 않고 모스크바 귀환후 직접 본부에 보고함.

◇8월27일=슈티코프는 8월12일,14일 김일성과의 면담내용을 스탈린에게 보고.이 자리에서 슈티코프는 다음의 이유로 남침이 불가하다는 의견을 제시함.첫째,남침시 미국이 개입할 것임.미국은 무기,탄약공급 뿐 아니라 일본군대까지 투입할수 있다.둘째,미국은 남침을 소련에 대한 적대적 선전용으로 이용할 것임.셋째,북한군은 남한군에 대해 확고한 전력우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음.

슈티코프대사는 「해방지구」안과 옹진반도 점령은 군사적 관점에서 긍정 검토할만 하다는 견해를 밝힘.

◇9월3일=평양발.김일성은 자신의 개인비서겸 러시아어 통역인 문일을 임시대리대사 툰킨에게 보냄.문일은 옹진반도 점령에 대한 소련의 입장을 재차 문의.2주내,길게 잡아 2개월이면 남한전역을 점령할수 있다는 김일성의 뜻을 전달함.

◇9월11일=모스크바발.툰킨대리대사에게 본부의 지시.김일성을 가능한한 빨리 만나 다음 사항을 알아볼것.1,김일성이 남한군의 전투능력을 어떻게 평가하는지.2,남조선내 빨치산조직의 활동상황.3,남침시 남한국민들의 반응.4,미국의 대응.5,북한군 전력에 대한 객관적 평가.

◇9월12일∼13일=툰킨대사 김일성·박헌영과 면담.김은 38도선 지역에서의 충돌경험을 근거로 남조선군의 전력을 약하다고 평가.김은 남한에 1천5백∼2천명의 빨치산이 활동중이라고 밝힘.박헌영은 빨치산의 기여가능성을 높게 평가.남한내 주요 건물,지역의 점령계획이 이미 수립돼 있다고 말함.

◇9월13일=김일성은 남한에 대해 압도적 무력우위를 확보하지 못해 일단 옹진반도 일부와 옹진반도 동쪽의 남조선영토 일부(해주까지)를 점령하는 국지전을 시작하겠다는 뜻을 밝힘. 김은▲옹진반도에 위치한 남조선 2개여단을 패퇴시키고 ▲이 거점을공고히 한뒤 ▲이후 상황전개에 따라 확전여부를 결정한다는 3단계 전략을 제시.옹진반도 점령 뒤 남한군의 사기가 크게 저하되면 남쪽으로 추가공격을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점령지역에서 요새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김일성은 옹진반도 점령시 수비병력의 3분의 1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

이후 김일성은 스탈린과의 2차회담 및 모택동과의 회담을 통해 남침에 필요한 적극적인 군사,정치적 지원을 보장받으면서 전면전으로 전략을 수정했다.<모스크바=이기동특파원>
1994-05-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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