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없는 통일」의 위협성 입증/남예멘 독립선언과 전망

「준비없는 통일」의 위협성 입증/남예멘 독립선언과 전망

서정아 기자 기자
입력 1994-05-22 00:00
수정 1994-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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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무력통일 다짐… 동족상잔 계속될듯

1대1의 획기적인 합의방식 통일로 전세계인의 이목을 모았던 통일예멘이 정확히 4년만에 다시 남북으로 분열되게 됐다.

내전이 발발한지 17일만에,북예멘이 3일간의 휴전을 선포한 다음날인 21일 남예멘측 지도자들이 통일예멘으로부터 이탈해 새로운 국가창립을 선언한 것이다.

그러나 북예멘 지도자이자 예멘의 대통령인 알리 압둘라 살레는 이날 즉각남예멘 지도자 알리 살렘 알 베이드(통일예멘 부통령)의 재분리 독립선언은 정통성이 없는 것으로 인정할 수 없으며 승리할 때까지 전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맞섰다.

따라서 남예멘의 「예멘 민주공화국」독립선언이 바로 분단으로 이어질지,아니면 북측의 밀어붙이기로 무력에 의한 재통일이 이루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남예멘의 지도자 베이드는 라디오와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국가 구난 의회」라는 비상기구설치와 1년후 총선실시등의 정치일정을 공표한뒤 아랍연맹및 유엔에 새국가 인정을 요구하는등 본격적인 독립국가건설에 나섰다.

반면 내전기간동안 우위를 보였던 북예멘측은 남측 수도를 함락,항복을 얻어내기 위한 군사적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남측의 베이드는 분리독립을 선언한 방송에서 『지난 4년간 예멘의 통일을 나타낸 것은 국기와 국가 뿐이었다』면서 『북측의 정치권력 독점,회교근본주의자들에 대한 지지,테러리즘 수출 등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베이드의 이탈선언은 예멘의 재분열이 지난 2주동안의 내전에서 비롯됐다기 보다는 4년전 통일 때부터 내재돼온 남북간의 사회·경제·문화적 갈등과 이권싸움 등에서 비롯됐음을 감지할 수 있다.

남예멘은 강력한 사회주의 후견자였던 구소련이 붕괴된 고립감을 탈피하기 위해,또 북예멘은 원유등 주요 지하자원이 몰려 있는 남쪽 여건을 활용해 빈국에서 탈피해보자는 계산에서 전국민적인 통일준비에 신경을 쓰지않고 고위층간 밀실합의로 서둘러 통일을 했던것이다.심지어 남북 양측은 군사적 통합조차 이루지 못해 제각기 병력을 유지키로 했었고 이것이 바로 내전의 불씨가 됐던 것이다.

예견했던대로 통일후 남예멘에서유전등이 계속 발굴되면서 남예멘인들 사이에서는 북측이 석유자원을 착취하고 있다는 경계심이 커져 갔다.또 권력균배원칙에도 불구하고 북예멘 살레대통령일가와 친족이 정부요직을 독식하다시피하자 남측의 불만은 계속 증폭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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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예멘의 통일과 재분단은 전국민의 합의도출과 통합이후 갖가지 혼란을 감소시켜줄 굳건한 경제력,그리고 정치적 구심점 구축등 장기적 준비없이 이뤄진 통일이 사상누각임을 입증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서정아기자>
1994-05-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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