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통일/김홍명 조선대 정외과 교수(굄돌)

어떤 통일/김홍명 조선대 정외과 교수(굄돌)

김홍명 기자 기자
입력 1994-05-18 00:00
수정 1994-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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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남예멘 수도였던 아덴을 포위하고 항복시키려는 북예멘군대와 그에 맞서 예비군 총동원령을 내리고 이를 사수하려는 남예멘 사이에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1990년 남북 양국이 정치적 통일에 도달했을 때,그것은 전세계와 우리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인구 2백여만명의 사회주의 남예멘과 그 4배가 되는 인구의 자본주의 북예멘 사이에 몇차례의 전쟁을 치르면서도 마침내는 하나의 종족으로서 모든 차이를 덮고 통일을 이루어냈기 때문이다.

그런 예멘이 이제는 전쟁상태로 들어갔다.평화통일의 조건은 무엇이었던가? 영국을 비롯한 주변 외세의 분할지배 의도를 막고 자원과 인민을 효율적으로 경제·사회적 발전에로 이끌려는 종족적 열망,민족 해방운동의 정통성을 가진 남예멘의 사회주의와 주변열강의 지원을 업은 북예멘의 자본주의이념을 넘어선 통합,그리고 4배의 인구에도 불구하고 1대1의 정치구조에 대한 합의가 바로 핵심적 조건이었다.

그러나 소련 사회주의의 위기상황은 남예멘의 이념적 강점을 무력화했다.더구나 작년 4월의 총선결과 남예멘의 예멘사회당이 북예멘의 국민의회당에 이어 알 이슬라당에 뒤쳐진 제3당이되면서 통일은 「평화점령」의 모습으로 바뀌였다.그에 반발해 집권남예멘의 지도자였던 바이드현부통령은 전력의 분할,사회경제개혁 70여명의 사회당원암살의 배후조사등을 요구하며 구수도 아덴으로 돌아가버렸다.정치적 통일은 그 조건의 변화와 함께 사실상 휴지로 변했던 것이다.북예멘은 이제 노골적으로 군사점령을 통해서라도 통일문제를 해결하려고 든 셈이다.

미국과 사우디 이집트가 한쪽에,이라크가 다른 한쪽에 가세했다.이제 통일은 예멘인들에게는 진정 바라는 것이 아닌 비극의 현장이 되었다.상이한 국력과 체제를 통합하는데는 양보와 인내가 필요하다.통일을 빌미로 상대편을 무상인수하려든다면 「초라한 더블」의 통일보다는 「화려한 싱글」의 독립을 추구할 것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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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05-1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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