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밀분교(외언내언)

두밀분교(외언내언)

입력 1994-04-22 00:00
수정 1994-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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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던 산골마을인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두밀리에 국민학교 분교 폐교를 둘러싼 소용돌이가 계속되고 있다.전교생이라야 25명인 두밀분교는 새학기를 앞둔 지난 2월28일 폐교되고 4㎞ 떨어진 상색국교에 통합되면서 소동은 시작되었다.『30년전 우리손으로 벽돌을 날라 만든 학교를 버리고 아이들을 전학시킬 수 없다』는 것이 주민들의 반대이유.학교가 폐쇄되자 주민들은 마을회관 2층에 임시교실을 마련,스스로 자녀들을 가르치고 있다.

주민들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친 군교육청은 주민 18명에게 과태료를 물리고 학부모 5명을 업무방해혐의로 고발하는등 강경책으로 맞섰다.사태가 악화되자 두밀분교 어린이들은 여의도 민자당사를 찾아와 『우리학교를 돌려주세요』라고 호소하며 항의시위까지 벌였다.보기에도 안쓰러운 모습이었다.그리고 이번에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법원에 폐교처분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제기,법정투쟁에 나섰다.재학생 25명의 작은 학교치고는 사회적으로 너무 큰 일을 벌인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든다.

산간벽지학교들이 폐교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82년부터.농촌의 공동화현상이 빚어낸 결과이다.인구가 줄어드니 학생수가 줄고 학생이 적어지니 학교가 문을 닫게 된다.올들어 폐교된 국민학교는 2백97개교.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이다.마을의 분신으로 정들었던 학교가 폐쇄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리라.그러나 1∼3학년,4∼6학년의 2개반 복합수업이 운영되는 현실에서 어떻게 교육의 질을 감히 말할 수 있겠는가.

정상적인 교육을 못하면서도 비용은 엄청난 것이 분교의 현실이다.『두밀분교의 경우 학생 1인당 연간 교육비가 3백9만원으로 전국평균(1인당 82만원)의 3배가 훨씬 넘었다』는게 군교육청의 지적이다.과태료,고발,가처분신청으로 이어진 두밀분교 사태는 양측의 감정싸움으로 확산된 느낌마저 준다.변화하는 농촌의 갈등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1994-04-2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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