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포르노영화 만든다

국내 첫 포르노영화 만든다

입력 1994-03-22 00:00
수정 1994-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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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우감독,장정일씨 소설 「너에게 나를…」 영상화/X세대 성행태 묘사… 공윤 심의과정 관심

국내 최초로 포르노를 표방한 영화가 제작된다.

「장선우감독의 가벼운 포르노 그래피」라고 홍보카피를 잡은 이 영화의 제목은 「너에게 나를 보낸다」.신세대 소설가로 알려진 장정일씨의 소설이 원작이다.

이 영화는 원작자도 원작자지만 「서울예수」 「경마장 가는 길」 「화엄경」등의 작품을 통해 자기만의 독특한 세계를 연출해온 장선우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요 등장인물은 도색소설가인 「나」와 「세계적인 엉덩이」의 소유자인 「바지입은 여자」,그리고 성적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은행원」이다.이들을 통해 X세대들의 정서,특히 충격적인 성적 행태를 그린다는 계획이다.

제작사인 기획시대(대표 유인택)와 장감독은 이 영화가 신세대영화를 표방한 기존의 영화와는 차별성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기존의 영화들이 일반 관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또는 신세대들의 표피를 그렸다면 이 영화는 그들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겠다는 것이다.

장감독은 어느 선까지 보여줄 것이냐는 질문에 『작품에서 필요한 부분은 가감없이 영상으로 표출할 생각』이라면서 『다만 공연윤리위의 심의과정에서 어느 정도까지 허용될 것인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밝혔다.

장감독은 60년대 미국에서 탈사회운동을 벌인 히피들의 문화가 유행했듯이 신세대들의 행태를 하나의 문화로 평가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성행위라는 것이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가치나 도덕등에 비해 열등한 것으로 이해되어서는 안된다』면서 『사회통념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와 공격적인 표현수단으로,신세대들의 성적 행태를 포르노라는 외투를 입혀 묘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즉,영화의 대사·묘사·이미지등은 충격적인 포르노 그래피로 가득차 있지만 그 근저의 일관된 흐름은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가치체계에 대한 통렬한 경고이자 비판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장감독의 이같은 연출의도가 성공할지는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말과 글로서는 설명이 가능할지모르지만 영상을 통해 관객들을 이해시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오는 4월말에 촬영을 시작해 8월쯤 개봉할 이번 영화의 주연여우 「바지입은 여자」는 신인·기성을 망라해 공개모집한다.신청은 오는 4월1일까지,접수처는 기획시대(747­5091).<황진선기자>
1994-03-2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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