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사업 「투명­전문성 제고」 청사진/국방부 「율곡」제도개선의 뜻

군수사업 「투명­전문성 제고」 청사진/국방부 「율곡」제도개선의 뜻

박재범 기자 기자
입력 1994-03-13 00:00
수정 1994-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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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력 개선비」 구체내역 공개 큰진전/전력화기간 줄이고 책임소재 명확히

국방부가 12일 마련한 국방제도개선안은 율곡사업(군전력 증강사업)등 군수관련 제도전반에 투명성과 전문성을 부여하기 위한 군의 「거듭나기」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군개혁이 지난해에는 인적청산에 그쳐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받는 마당에 의혹을 받아 온 8개 율곡사업에 대한 특감과 병행,제도개선책을 마련한 것은 앞으로 2단계 군개혁 작업의 본격적 추진을 예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율곡등 군수관련 사업은 방대한 예산을 폐쇄적으로 운영한 끝에 일부사업에서 국고낭비를 초래했으며 사들여 온 무기마저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드러나는등 문제점을 노출해왔다..

이번 제도개선에서 가장 획기적인 조치로 평가되고 있는 것은 투명성 보장을 위한 율곡예산의 공개이다.

74년부터 시작된 율곡사업에 투입된 예산은 지금까지 모두 22조5천여억원에 이르고 2000년까지 18조원이 추가투입될 예정이지만 상세한 내역이 국방부 아닌 다른 부처나 국회등에서 심의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올해 국방예산 10조원중 30%에 이르는 율곡예산은 「방위력 개선비」라는 애매모호한 한 항목으로 지난해 경제기획원과 국회를 거쳤었다.

그러나 95년부터는 비밀사업인 율곡사업도 전체의 22%가량은 다른 정부부처의 예산처럼 구체적인 내역을 명시,경제기획원과 국회의 심의를 받도록 했다.또 해마다 율곡사업의 공개폭을 넓혀나가되 다만 국가안보등과 관련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국가의 수준만큼 비밀을 유지하기로 했다.

다음으로 중요한 제도개선은 소요제기부터 전력화까지의 과정과 시일을 대폭 축소하고 책임소재를 명확히 한 점이다.

종전에는 율곡사업을 추진하려면 60∼62개 과정을 거쳐야 했으나 행정절차를 간소화,47∼54단계로 조정했으며 결재 기일도 최대한 단축해 소요제기 당시에는 절실하던 무기가 도입될 때는 구식무기로 판명되는 일이 없도록 했다.

이에따라 종전 10∼15년 걸리던 자체연구개발 사업은 7∼12년으로,4∼5년 걸리던 해외 직접구매는 2∼3년만에 완료될 수 있게 됐다.

전력소요의 합리화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합참은 소요확정을,국방부는 획득방법과 기종결정을,국방군수본부는 원가계산과 계약을,각군본부와 국방부 직할기구는 사업관리를 전담하도록 해 책임지는 풍토를 조성한 점도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이다.

율곡·군수분야 근무요원을 전문화,육해공군 병과에 전문특기제를 도입해 진급선발에서 우대키로 한 것은 책임회피와 보신주의로 일관해온 실무자들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사기를 올리려는 적극적인 유인책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번 제도개선도 율곡예산의 공개폭을 어느 수준으로 결정하고 실무자의 의식이 향상되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될 것이 확실하다.제도보다는 운용하는 사람이 중요하기 때문이다.<박재범기자>
1994-03-1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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