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검찰손에…” 정치권 초긴장/「돈봉투」 사건 수사추이에 촉각

“끝내 검찰손에…” 정치권 초긴장/「돈봉투」 사건 수사추이에 촉각

박대출 기자 기자
입력 1994-02-04 00:00
수정 1994-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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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루자 드러나면 엄청난 파문” 우려/민자/“당차원 떠난 사건” 입장 유보속 초조/민주

「노동위 돈봉투 사건」과 관련,한국자동차보험이 민주당의 김말용의원에게 돈봉투를 전달했다가 돌려받은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검찰이 이 사건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섬에 따라 정치권은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수사 과정이나 결과에서 몰아닥칠 수도 있는 엄청난 파문을 걱정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자당◁

「수뢰」부분은 김의원에게 국한시켜 파문을 최소화하려는 분위기가 짙게 풍기는 가운데 김의원에게 돈봉투가 전달됐던 사실만은 분명하게 밝혀졌기 때문에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

지도부는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미루어 민자당 소속 의원들 가운데는 돈봉투를 받은 사람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만에 하나 연루자가 나오게 되면 엄청난 사태로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

게다가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소속의원들의 「결백」이 증명되더라도 이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들의시선이 곱지않은만큼 정치권의 「흠집」은 피할 수 없게 됐다면서 대책을 마련하느라 부심.

이 때문에 이 사건에 대해 「민주당의 집안싸움」으로 분위기를 돌리려는 듯 언급을 회피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물밑으로 조사활동을 펴고 있다는 후문.

당 관계자들은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된 이상 이번 사건 해결의 열쇠가 이미 정치권을 벗어났으며 국회 윤리위 차원의 규명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

대체로 검찰의 수사결과를 기다리는 방법말고는 뾰쪽한 해결수단이 없다는 인식아래 정치권 전체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정도.

노동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낮 긴급모임을 갖고 자신들의 무고함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자동차보험측을 검찰에 위증혐의로 고발하는 방법 말고는 해결책이 없는 것으로 결론.

▷민주당◁

사건이 이제는 당차원을 떠났으므로 더이상 왈가왈부할 처지가 아니라는 유보적 태도.제3자에 의해 결말이 나야 한다는 입장아래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검찰의 수사 결과 소속의원의 금품수수가 확인되더라도 더이상 상처를 입을 것이 있겠느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사건이 막상 박장광한국자동차보험상무에 대한 사법처리와 여야의원들의 검찰 소환으로 이어질 움직임을 보이자 긴장하는 빛이 역력하다.검찰의 수사결과 의원들이 혐의를 벗게 되더라도 좋지 않은 일로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다 보면 당에 피해가 돌아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그렇다고 해서 「엎질러진 물」을 주워담을 수도 없어 이래저래 고민이다.

대부분의 민주당의원들은 이 사건이 앞으로 정치권에 몰고올 파장을 걱정하면서 내심 김의원에 대한 불쾌한 감정을 갖고 있다.설사 의원들 가운데 일부가 돈을 받았다 하더라도 동료의원을 상대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폭로하는 것은 「동업자」간의 의리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다.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해 결백을 입증받기보다는 의심을 조금씩 나눠 가진 뒤 지금까지 걸어온 인생역정을 통해 주변사람들의 심정적 심판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견해를 피력했다.<문호영·박대출기자>

◎물증확보 난관… 박 상무만 처벌 가능성/다른 의원 「수수」 여부에 수사력 집중/윤리특위 조사결과따라 방침 결정/검찰의 관련자 사법처리 전망

국회노동위의 「돈봉투사건」에 대한 고발인 소환 등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관련자들의 사법처리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뇌물제공혐의를 극구 부인하던 한국자동차보험측이 지난 2일 국회윤리위원회 증언을 통해 민주당 김말용의원에게 돈봉투를 전달하려 했던 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이번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검찰은 이에 따라 김의원 이외에 또 다른 노동위 소속 의원들에게도 뇌물이 전달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물증확보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문제의 과일바구니를 전달한 시점이 지난해 11월 중순경으로 국정감사에서의 위증문제와 관련,자보 김택기사장 등에 대한 고발문제가 논의되던 때여서 자보측이 이를 무마할 목적으로 김의원에게 과일바구니와 함께 돈봉투를 전달했다면 다른 의원들에게도 돈봉투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박수근전노총부위원장도 지난 2일 열린 국회윤리위원회에서 『김의원·박장광자보상무·안상기전포철수석연구원이 자리를 함께한 식사모임에서 「박상무가 다른 의원들은 안그러는데 왜 김의원만 반려하느냐.다른 사람도 담당이 있다」고 말하는 것을 몇차례 들었다』고 진술,다른 의원들의 수뢰가능성을 짙게 하고 있다.

그러나 자보측은 김의원에게만 현금 1백만원을 전달했다가 되돌려 받았을 뿐 다른 의원들에게는 돈봉투를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검찰은 이에대해 박상무에게 모든 혐의를 뒤집어 씌우고 사건을 조기에 진화시키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자보측의 이같은 「시나리오 조작설」은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검찰주변에서 맴돌았다.회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길밖에 없기 때문에 이러한 시나리오를 짰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검찰이 다른 의원들의 수뢰혐의를 입증할 만한 물증을 확보하는데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심증은 가지만 물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결국 박상무만 국회에서의 위증 및 뇌물공여혐의로 처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검찰은 김의원 이외에 다른 의원들의 혐의를 캐기 위해 자보측의 비자금 장부를 압수하거나 관련 의원들에 대한 계좌추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수사착수 시기가 늦어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정치성을 띤 이번 사건을 대검중수부가 맡지 않고 서울지검에 넘긴 것도 이와 같은 최악의 수사결과가 나올 공산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또 법조계주변에서는 검찰이 국회의원들의 소환여부에 대해서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분석의 토대에서 나온 신중함의 표현이라는 해석이다.이와 관련,검찰은 『관련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는 국회윤리위원회가 현재 이 문제를 조사중에 있으므로 그 추이를 지켜보면서 수사진행상황에 따라 소환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설명만 하고 있다.<오풍연기자>
1994-02-0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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