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국산」(외언내언)

수입 「국산」(외언내언)

입력 1994-01-08 00:00
수정 1994-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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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으로 둔갑하는 수입농산물 실태가 다시 한번 밝혀졌다.소비자보호단체협의회 10개단체가 전국 36개 도시 1백96곳 시장을 대상으로 자못 광범위한 조사를 했다.6일 알려진 결과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것뿐이다.수입품판매점포 2천3백95개중 47.4%만이 원산지 표기농산물을 팔고 있었다.품목별로는 더 가관이다.수입도라지를 팔고 있는 2백28개점포중 64.9%가 국산이라고 주장했다.나머지는 수입품이라고 파는것도 아니다.14.5%만이 표기를 했다.이런식으로 건포도,은행,잣,더덕,표고버섯,인삼,무말랭이들이 이어진다.이유는 단 하나.국산값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온 국가가 국제경쟁력을 부르짖고 있는터에 그나마 국내경쟁력이 한구석 남아 있는 몇 농산물마저 폭리장사꾼들이 파먹는 셈이다.국력을 다 모아도 우리 농산물 살리기가 막연해져 있는 이 시점에 어이없다기보다는 이것이 바로 경쟁력의 암이라는 규정을 내려야 할것 같다.

그러고보면 국산표기나 무국적판매만 있는 것도 아니다.섞어팔기와 속여팔기가 얼마나 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참기름의 경우 국산참깨사용은 20%도 안될것이라는게 농수산물유통공사 담당관의 견해이다.참깨 한되에 중국산이 4천5백원,국산이 9천5백원이다.장삿속으로 유혹을 받을만하다고 느낄지 모른다.바로 이 느낌이 우리의 공적이다.이렇게 팔든 저렇게 팔든 내가 필요한 것을 지금 그럭저럭 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공범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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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보사부는 농축산물 본격개방에 대비,농약잔류검사를 강화했다.지금까지의 38종 농약잔류검사를 1백5종으로 늘린 것이다.그리고 나서 녹색신고제를 만들었다.수입자가 농약사용내용을 자진신고하면 우선 유통을 허락하고 차후 점검을 한다는 방법이다.양이 많으니 검사대에 쌓아둘수도 없기 때문이다.그러나 이사이 「국산」으로 둔갑하는 것은 또 어떻게 할것인가.답답한 걱정이 한둘이 아니다.

1994-01-0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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