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기민당 대선후보/하이트만 사퇴파문/동독출신 파격 발탁 후유증

독 기민당 대선후보/하이트만 사퇴파문/동독출신 파격 발탁 후유증

유세진 기자 기자
입력 1993-11-27 00:00
수정 1993-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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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총리 지도력 흠집/반발불구 독단지명 당갈등만 부추겨/단일후보 다시거론 선거 악영향 우려

그토록 짧은 기간동안에 그토록 많은 화제와 논란을 부른 사람도 독일정치사상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그의 등장 자체가 파격적이었던만큼 그의 사퇴도 전격적이었다.25일 집권 기민·기사연합의 차기 대통령후보직을 전격 사퇴한 스테펜 하이트만 작센주법무장관(49)이 바로 그 사람이다.

그는 지난 9월14일 집권 기민당의 베를린 전당대회에서 콜총리에 의해 연방대통령후보로 지명됐다.중앙정치무대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지방정치인에 불과했던 그의 후보지명은 동서독간 내적 통일 촉진을 위해 동독출신 인사가 차기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주장해온 콜총리의 독단에 의한 것이었다.기민당내에서조차 심한 반발이 있었던만큼 야당인 사민당이나 연정 파트너인 자민당이 독자적으로 대통령후보를 내세운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지명직후부터 그가 대통령후보로 적합한지에 대한 회의와 그의 견해에 대한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하이트만은 『독일이받아들일 수 있는 외국인의 숫자는 한정돼 있다』는 말로 「인종주의자」란 비난을 샀고 『사회에서 여성이 맡아야 할 역할은 좋은 어머니가 되는 것』이란 말로 「남성우월주의자」란 비난을 받았다.또 『독일인들은 새로운 역사의식을 갖고 유태인 대학살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말해 국내외로부터 거센 항의와 비난을 불렀다.

하이트만을 후보로 지명한 것부터 독일을 보수화시키려는 콜총리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란 비판자들의 말에서도 알수 있듯이 하이트만의 견해는 매우 보수적이다.그에 대한 비판이 이같은 보수적 시각에 초점이 맞춰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동독출신 정치인사였다는 점도 큰 원인이 됐다고 할 수 있다.콜총리는 하이트만의 후보직 사퇴발표후 『지난 몇달간 하이트만에 대해 참기힘들만큼 부당한 비방이 있었다』는 말로 동독출신 인사를 용납치 않으려는 서독측의 배타성을 꼬집었다.

아무튼 하이트만의 전격적인 후보사퇴는 하루전인 24일까지도 그를 적극 옹호해온 콜총리에게 큰 정치적 타격을 입히게 될 것 같다.당장 집권 기민당이 하이트만의 후보추대를 둘러싸고 두 진영으로 갈라짐으로써 콜총리의 지도력에 생채기가 나게 됐기 때문이다.



기민당은 사민당에 단일후보 추대문제 논의를 다시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사민당은 요하네스 라우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총리를 대통령후보로 내세운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기민당의 새 후보로는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는 로만 헤르초크 독일헌법재판소장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헤르초크는 서독출신.단일후보 추대가 결렬된 것이 동독출신 인사에 대한 콜총리의 고집에서 비롯된만큼 그가 후보로 추대된다면 콜총리는 약속을 저버리는 셈이 되며 이는 내년 선거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정치관측통들은 말하고 있다.<본=유세진특파원>
1993-11-2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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