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확보에 비상(평화 싹트는 중동:8)

인구확보에 비상(평화 싹트는 중동:8)

나윤도 기자 기자
입력 1993-10-29 00:00
수정 1993-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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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팔인 썰물출국” 전전긍긍/국민의 절반… 상권 장악해 이탈땐 타격/새달 총선참가자 자국민 인정 등 회유

아이러니하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협정 체결로 이제까지 없던 걱정을 하게 된 나라가 있다.바로 요르단이다.국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자신들의 국가를 창설해 모두 돌아가 버릴 경우 국가의 존립 자체가 위태롭게 될 처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요르단은 한반도와 비슷한 9만6천㎦의 국토에 현재 3백7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물론 2백만 가까운 팔레스타인인들의 숫자를 포함해서다.그런데다 팔인들이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물론 사회중간층 직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팔인없는 요르단은 생각할 수도 없다.

이때문에 요르단은 현재 인구확보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중이다.이번 평화협정에 따라 팔레스타인 귀환자격이 부여된 「67년 난민」들에게 「안정과 번영의 요르단」과 「불확실성의 팔레스타인」 둘중의 하나를 선택해줄 것을 계몽하고 있는 것도 그런 노력 가운데 하나다.그 선택의시기는 오는 11월의 총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요르단정부는 총선투표에 참가하는 팔인은 요르단 국민으로 인정해주겠다고 밝히고 있다.

○67년난미만 80만명

현재 요르단에 살고 있는 팔인은 연도별로 「48년난민」「67년난민」「91년난민」 세 부류로 구분된다.「91년난민」은 걸프전때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을 피해 피란온 4만∼5만명을 말한다.이들은 상당한 재산가들이기 때문에 실제로 난민이라 불리지도 않고 다른 난민들과는 전연 다른 생활을 하고 있다.1백만에 달하는 「48년난민」은 상당수가 요르단 시민권을 취득했으며 대부분 생활기반을 갖고 있다.그러나 80만의 「67년난민」만은 아직 문제로 남아 있다.

요르단은 자국영토였던 요르단강서안(웨스트뱅크)을 이스라엘에 점령당하는 등 지금까지 아랍권의 대이스라엘전선국가로 아랍·이스라엘 분쟁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나라다.팔난민 수용뿐 아니라 대이스라엘 투쟁에 나선 팔인들의 운신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웨스트뱅크에 대해 74년 주권포기,87년에는 법적·행정적 관계단절을 선언했다.○국제사회보상 제기

평화협정으로 팔레스타인에 엄청난 국제원조가 있으리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요르단인들은 요즘 심기가 상당히 불편하다.이같은 분위기를 반영,마잘리총리는 최근 한 국제회의에서 팔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보상론을 강력히 제기했다.그는 아랍국중 몇안되는 비산유국인 요르단의 경제가 악화된 것은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책임져야할 팔 난민문제를 요르단이 혼자 떠맡아 왔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그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팔측의 입장은 달랐다.암만시내에서 무역상을 하고 있는 하산 알라얀씨(42)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곳에 거져 사는 것이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올때는 빈손으로 왔지만 팔인들의 우수성과 근면성으로 오늘의 요르단을 건설했고 또 수많은 해외거주 팔레스타인의 송금도 요르단 경제개발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재작년에 쿠웨이트에서 온 팔인들은 거부도 많아 절대 요르단이 팔레스타인 때문에 손해본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경제개발에 큰 도움

요르단은 자국의 홍해연안 아카바항이 이라크의 유일한 대외통로로 이용되고 있는 지리적 위치 때문에 걸프전에서 이라크를 지지,유엔의 대이라크경제제재조치를 받는 등 많은 불이익을 당했다.그러나 걸프지역에서 귀환한 팔인을 포함한 요르단인들의 신규투자에 힘입어 92년에는 평상시의 두배가 넘는 11.3%의 높은 경제성장을 달성했다.92년에 실질경제성장위주로 전환된 7개년경제계획과 정치 민주화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후세인국왕으로선 이스라엘·팔간의 평화협정으로 즉위 40년에 가장 큰 격동의 시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요르단에서=나윤도특파원>
1993-10-2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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