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개 전고검장의 눈물/박성원 사회부기자(현장)

이건개 전고검장의 눈물/박성원 사회부기자(현장)

박성원 기자 기자
입력 1993-10-08 00:00
수정 1993-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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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친의 명예 지켜온…” 변론에 끝내 눈시울

『피고인이 검찰고위직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가혹하게 단죄돼서는 안될 것입니다』

슬롯머신업계비리와 관련,구속·기소된 전대전고검장 이건개피고인(52)에 대한 결심공판이 열린 7일 상오 서울형사지법 319호법정.

변호인인 서정우변호사는 이 사건이 사정태풍속에서 검찰간부도 예외일 수 없다는 「본때보이기」식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공직자로서 도덕적 비난의 소지는 있는지 몰라도 형사처벌의 대상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의 최후변론이 계속되는 동안 검찰의 대선배에게 징역7년의 중형을 구형한 대검중수부 2과의 황성진부장검사가 손을 이마에 얹으며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변호인은 이어 『이피고인이 돈을 받은 88년 10월에는 정씨형제에 대한 검찰의 내사가 진행되지도 않았고 조직폭력수사를 책임지는 대검 형사2부장직에도 있지 않았다』면서 『검찰이 정씨형제를 유도신문해 차용금을 뇌물로 몰아붙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일영전대법관도 변호인으로 나와 정상참작을 호소했다.

『만인의 존경을 받고있는 고 이용문장군의 장남으로 평생을 검찰에 몸담아 오로지 국가를 위해 헌신하면서 부친의 명예를 지켜온…』

정상을 호소하는 윤변호사의 변론이 시작되자 그동안 법정에서 단한번도 눈물을 보인적 없던 이피고인은 더이상 참기 어려운듯 안경을 벗고 손수건을 꺼내 눈시울을 훔쳤다.

『30세에 서울시경국장을 지내는등 빠른 승진과 처신이 어려운 공안검사직을 줄곧 맡았다는 점때문에 주위의 질시까지 받으면서도 원칙을 생명처럼 여긴 피고인이 어머니에 이어 사랑하는 아내마저 잃고 불구인 여동생을 보살피기 위해…』

한참동안 계속된 변론은 『공직자로서 투기라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동산에 투자한 죄는 미워도 검찰에 구속돼 법정에서 선 첫 검사라는 이유 하나로 피고인을 부패검사의 전형인양 미워해서는 안된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이어 최후 진술에 나선 이피고인은 『재판의 실체성립 여부와 관계없이 겸허하게 반성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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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10-0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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