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기채권 건의 수용에 고무/실명제후속조치 여야 반응

여,장기채권 건의 수용에 고무/실명제후속조치 여야 반응

문호영 기자 기자
입력 1993-09-25 00:00
수정 1993-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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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정부와 민자당이 확정한 금융실명제 보완대책의 골자인 「검은 돈」의 양성화 촉진 방식을 둘러싸고 여야가 엇갈린 반응을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민자당은 기명 장기채권 발행이 지하에 떠도는 출처불분명의 자금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대신 대가를 치르게 하는 미래지향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반면 민주당은 『금융실명제의 의미를 크게 후퇴시킨 조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민자당◁

○…기명 장기채권 발행을 조심스러워 하던 청와대와 정부측이 수용한데 대해 무척 고무된 인상이다.

민자당은 이번 조치에 대해 『설사 검은 돈이라 하더라도 적정 수준의 세금만 물면 과거추적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종호정책위의장은 이와 관련,『금리가 낮은 장기채권 발행은 증여세와 같은 효과를 갖는 것으로 긴급명령에 위배되지 않으며 이런 취지로 대통령의 재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따라서 대외적으로 「미래지향적」이라는 점을 집중 부각,지하자금을 제도권으로 흡수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민자당은 이번 조치가 실명제의 불필요한 충격을 줄이는데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그러나 자금출처에 대해 자신없는 계층이 국세청 조사를 안받게 되더라도 쉽게 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않다.

서상목정조실장은 이와관련,『채권발행에 따른 재원은 공공자금관리기금에 전액예탁될 것』이라며 『그러나 얼마나 팔릴지는 예상할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한 의원은 『이 제도는 숨겨둔 돈을 완전히 밖으로 드러내게 하는 것』이라고 전제,『과연 요즘같은 분위기에서 누가 선뜻 실명으로 채권매입에 나서겠느냐』며 회의적인 견해를 표시했다.이같은 분위기로 비추어 오는 10월12일 실명전환 마감일이 얼마남지 않은만큼 이 제도의 성사여부는 곧 판가름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자당은 그동안 기명장기채권의 발행을 금융실명제 보완책으로 끈질기게 요구해왔다.이때문에 이 방안이 24일 고위당정에서 확정되자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그동안의 숨겨진 내용을 공개하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김정책위의장과 서정조실장은 지난 8월30일 김영삼대통령에게처음으로 이 제도의 필요성을 건의했으나 당시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서실장은 그러나 『당시 실명제를 미래지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방향에 대해선 이미 결재가 난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민자당은 김대통령의 이같은 의도를 감지하고 정부측과의 비공식 접촉을 통해 은밀히 추진해왔다.그러나 지난 22일까지도 정부측의 반대로 격론을 벌여오는 등 막판 진통을 거듭하다가 23일 밤 김대통령의 재가에 성공,밤늦게까지 구체적 방안을 손질했다는 후문이다.

민자당은 그러나 이 제도만로는 금융실명제의 정착에 미흡하다고 판단,이날 고위당정회의에서 정부측에 후속대책을 요구했다.

▷민주당◁

○…이날 이기택대표 주재로 열린 경제대책위원회에서 『실명제 긴급명령은 사실상 사문화됐다』며 공식적으로 반대를 선언했다.

회의에서는 『가·차명 예금을 산업자금으로 끌어들인다는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검은 돈」이 빠져나갈 수 있는 퇴로를 열어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지원대변인은 이와 관련,『정기국회에서 실명제 긴급명령의대체입법을 추진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내 분위기는 실명제의 취지에 충실하자는 「원칙론」과 경제활성화대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현실론」이 맞서 백가쟁명양상이지만 「원칙론」이 다소 우세한 편.따라서 당론을 최종 확정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개혁쪽에 비중을 두어야 한다는 「원칙론자」인 김병오정책위의장은 『과거를 묻지 말자는 식은 안된다』며 『공평과세와 분배정의 실현이라는 대원칙이 고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혁보다는 경제논리를 중시하는 편인 최두환의원은 그러나 『지하자금을 유인하기에는 현실성있는 유인책이 되지 못한다』고 부정적인 입장.

최의원은 『자금출처 조사를 면제한다고는 하지만 기명이라는 점 때문에 선뜻 채권매입에 나서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최의원은 『당내 토론을 거쳐 더 과감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해 추가보완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문호영·박대출기자>
1993-09-2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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