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의 대응(열리는 중동평화:2)

서방의 대응(열리는 중동평화:2)

최병렬 기자 기자
입력 1993-09-12 00:00
수정 1993-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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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O공식승인」 미 이미 구체작업/“협정이행 최대한 지원” 각국 나서/중동특수 계산,불·독등 적극접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분쟁의 박토에서 평화의 싹을 함께 키워가기로 합의함에 따라 그동안 얼어붙었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와 서방과의 관계에도 해빙이 기대되고 있다.

우선 표면적으로만 보더라도 미국을 위시한 서방 각국은 10일의 이스라엘­PLO 상호승인에 환영일색의 평가를 내리면서 지원을 다짐하고 있다.

러시아는 외무부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를 『베를린장벽 붕괴와 맞먹는 역사적 쾌거』라고 평가하고 『협정이행을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영국의 존 메이저 총리도 『수년래에 가장 괄목할만한 성공작』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독일은 『앞으로 PLO와의 관계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프랑스와 터키는 상호승인 발표 바로 다음날 아라파트 PLO의장에게 방문초청장을 보내는 기민함을 보였다.

이같은 평가들은 협상의 한 당사자인 PLO의 공적 인정과 위상강화를 부축해주는 것으로 일단 PLO­서방간 관계개선의 청신호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서방의 대표주자격인 미국의 PLO에 대한 반응은 양자간의 관계개선과 관련,예상밖의 빠른 진전 가능성에 기대를 걸게 하고 있다.

현단계에서 미국의 PLO 공식승인을 점치기에는 좀 이르지만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10일 PLO와의 대화재개를 발표한 당일 튀니지주재 미국과 PLO 대사들이 즉각 공식접촉을 가진 것도 이같은 예상을 뒷받침하는 하나의 시그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클린턴대통령은 이날 PLO를 공식승인할 것이냐는 질문에 답변을 회피했지만 미정부 일각에서는 이미 그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와 관련,마이클 매커리 국무부 대변인은 행정부가 곧 의회와 함께 PLO 승인조건들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미국의 이같은 관계개선을 향한 발빠른 행보는 다른 서방국들의 대PLO 접근을 한층 재촉할게 분명하다.

한편 냉전종식에 따라 각국의 외교전략이 실리와 경제위주로 흐르고 있는 국제환경도 PLO와 서방간의 관계개선을 촉진시키는 동인이 될것으로 관측된다.

PLO가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서 자치를 실현하려면 최소 30억달러에서 많게는 1백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따라서 이를 지원해줄 수 있는 서방쪽으로의 PLO의 밀착을 예상하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반면에 평화조성으로 점차 비중이 커지고 있는 중동지역에서의 외교적 영향력 강화와 예상되는 중동특수란 실익을 챙기기 위해 PLO와의 관계개선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는 서방국가들도 마찬가지다.

물론 관계개선의 전도에 장애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우선은 PLO가 국가가 아닌 단체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관계개선의 정도에도 일정한 수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동시에 팔레스타인 또는 이를 대표하는 PLO의 지위문제는 대이스라엘 협상과 떼어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따라서 앞으로 자치이행 등을 둘러싸고 필연적으로 대두할 수밖에 없는 PLO와 이스라엘간의 불협화는 PLO­서방간의 관계진전에 있어 가장 큰 장애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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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같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PLO와 서방간의 관계개선은 이미대세로 굳어지고 있다.『현안들은 남아 있지만 대세를 역전시킬 수는 없다』는 클라우스 킨켈 독일외무장관의 평가처럼 양자간의 관계를 구속하는 중동의 평화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와있기 때문이다.<최병렬기자>
1993-09-1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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