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 실시과정에서 보여준 김영삼대통령의 「보안술」이실명제실시 1주일이 지나도록 여전히 관심을 끌고 있다.
실명제 실시가 발표된 다음날인 13일 청와대 수석모임.홍인길총무수석이 느닷없는 한마디를 해 폭소가 일었다.
『대통령이 퇴임하고 나면 보안학교를 하나 차려서 초대교장으로 모십시다』 실명제 과정에서 보인 완벽한 보안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람들은 사실 청와대 수석들이다.나만은 아니겠지 생각했던 수석들 모두의 희망이 남김없이 깨졌다.홍수석의 우스갯소리는 대통령에게 당했다고 생각하는 수석들의 심리를 잘 파악한 위로성 발언일 수도 있다.
금융실명제 실시에 대한 대통령의 결정을 곧바로 알고 있었던 청와대인사는 박관용실장 한사람 뿐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경제담당인 박재윤수석은 작업을 하고 있다는 점만 알고 있었다.보안을 위해 경제수석은 구체적으로 작업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한다.경제수석도 구체적인 날짜는 국무회의가 소집된 뒤에 알았다는 게 정설이다.
대부분의 수석들이 당일 하오 6시30분쯤에야 실명제가 발표된다는 사실을 알았다.박관용실장주재로 열린 수석회의에서였다.박실장은 긴급명령권심의를 위한 국무회의가 열리기 30분전에야 수석들에게 실명제 발표사실을 알려준 것이다.수석들이 체면이 구겨졌다고 생각할만도 한 일이다.
수석중에서 그나마 빨리 상황을 파악한 사람이 언론인 출신인 주돈식정무와 이경재공보수석이었다.주수석은 하오 6시쯤 박실장에게 직접 물어서 알았다.이수석은 대통령으로부터 기자들을 대기시키라는 지시를 받는 과정에서 알았던 것으로 돼있다.
실명제실시를 위한 대통령 담화문과 준비자료는 날짜가 공란인 상태로 만들어져 대기상태에 있었다.당일 하오6시가 임박해서야 박실장은 인쇄를 지시하면서 공란으로 남아있던 날짜에 「12일 하오 8시」를 넣도록 했다.
담화문은 박실장이 직접 작성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국무회의에 참석한 대부분의 장관들도 내용을 모른채 국무회의에 참석했었다.6시가 임박해서 인쇄지시가 떨어짐에 따라 국무회의에 배포된 자료는 장관들이 착석한 뒤에야 회의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회의자료는 차근차근 돌릴 시간이 없어 장관들앞으로 던져 전달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항간에는 경제라인 대신에 김덕용정무장관과 김정남교문수석등 진보적 라인에서 금융실명제를 주도했다는 설이 돌고 있다.이에대해 박실장은 『몰라서 하는 소리다.대통령 특사로 미국에 머물고 있던 김장관이 소식을 듣고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어떻게 갑작스레 조치가 취해졌느냐고 궁금해 했다』고 말했다.원칙은 이미 오래전에 섰던 것이고 김장관이나 김수석이 이를 주도하고 말고 할 사안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김대통령의 철저한 보안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없지는 않다.분명한 것은 일의 사안에 따라 누구든 꼭 알아야 될 사람이 아니면 모르는 게 좋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인 것 같다.때문에 대통령의 철저한 보안의식으로 가장 재미없어 하는 사람들이 사실은 대통령을 측근에서 보좌하는 사람들이다.
대통령은 필요하다 싶으면 자신의 비서실장도 따돌린다.첫 조각때 박실장은 장관인사는 물론 차관인사에 대해서도 대통령으로부터 사전에 통보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청와대 비서실장이 차관인사를 앞두고 청와대에 들어온 차관급 인사를 잡고 차관인사에대해 뭐 아는게 있느냐고 취재를 할 정도로 대통령의 보안은 철저하다.
김대통령은 야당때부터 비서진들에게 업무를 분장시키면서 횡적으로는 서로 모르는 방식으로 관리해 왔다.이런 인력관리는 청와대에 들어오고 나서도 바뀌지 않았다.<김영만기자>
실명제 실시가 발표된 다음날인 13일 청와대 수석모임.홍인길총무수석이 느닷없는 한마디를 해 폭소가 일었다.
『대통령이 퇴임하고 나면 보안학교를 하나 차려서 초대교장으로 모십시다』 실명제 과정에서 보인 완벽한 보안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람들은 사실 청와대 수석들이다.나만은 아니겠지 생각했던 수석들 모두의 희망이 남김없이 깨졌다.홍수석의 우스갯소리는 대통령에게 당했다고 생각하는 수석들의 심리를 잘 파악한 위로성 발언일 수도 있다.
금융실명제 실시에 대한 대통령의 결정을 곧바로 알고 있었던 청와대인사는 박관용실장 한사람 뿐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경제담당인 박재윤수석은 작업을 하고 있다는 점만 알고 있었다.보안을 위해 경제수석은 구체적으로 작업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한다.경제수석도 구체적인 날짜는 국무회의가 소집된 뒤에 알았다는 게 정설이다.
대부분의 수석들이 당일 하오 6시30분쯤에야 실명제가 발표된다는 사실을 알았다.박관용실장주재로 열린 수석회의에서였다.박실장은 긴급명령권심의를 위한 국무회의가 열리기 30분전에야 수석들에게 실명제 발표사실을 알려준 것이다.수석들이 체면이 구겨졌다고 생각할만도 한 일이다.
수석중에서 그나마 빨리 상황을 파악한 사람이 언론인 출신인 주돈식정무와 이경재공보수석이었다.주수석은 하오 6시쯤 박실장에게 직접 물어서 알았다.이수석은 대통령으로부터 기자들을 대기시키라는 지시를 받는 과정에서 알았던 것으로 돼있다.
실명제실시를 위한 대통령 담화문과 준비자료는 날짜가 공란인 상태로 만들어져 대기상태에 있었다.당일 하오6시가 임박해서야 박실장은 인쇄를 지시하면서 공란으로 남아있던 날짜에 「12일 하오 8시」를 넣도록 했다.
담화문은 박실장이 직접 작성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국무회의에 참석한 대부분의 장관들도 내용을 모른채 국무회의에 참석했었다.6시가 임박해서 인쇄지시가 떨어짐에 따라 국무회의에 배포된 자료는 장관들이 착석한 뒤에야 회의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회의자료는 차근차근 돌릴 시간이 없어 장관들앞으로 던져 전달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항간에는 경제라인 대신에 김덕용정무장관과 김정남교문수석등 진보적 라인에서 금융실명제를 주도했다는 설이 돌고 있다.이에대해 박실장은 『몰라서 하는 소리다.대통령 특사로 미국에 머물고 있던 김장관이 소식을 듣고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어떻게 갑작스레 조치가 취해졌느냐고 궁금해 했다』고 말했다.원칙은 이미 오래전에 섰던 것이고 김장관이나 김수석이 이를 주도하고 말고 할 사안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김대통령의 철저한 보안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없지는 않다.분명한 것은 일의 사안에 따라 누구든 꼭 알아야 될 사람이 아니면 모르는 게 좋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인 것 같다.때문에 대통령의 철저한 보안의식으로 가장 재미없어 하는 사람들이 사실은 대통령을 측근에서 보좌하는 사람들이다.
대통령은 필요하다 싶으면 자신의 비서실장도 따돌린다.첫 조각때 박실장은 장관인사는 물론 차관인사에 대해서도 대통령으로부터 사전에 통보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청와대 비서실장이 차관인사를 앞두고 청와대에 들어온 차관급 인사를 잡고 차관인사에대해 뭐 아는게 있느냐고 취재를 할 정도로 대통령의 보안은 철저하다.
김대통령은 야당때부터 비서진들에게 업무를 분장시키면서 횡적으로는 서로 모르는 방식으로 관리해 왔다.이런 인력관리는 청와대에 들어오고 나서도 바뀌지 않았다.<김영만기자>
1993-08-2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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