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느슨한 연방 가능”
【사라예보 AFP 연합】 알리야 이제트베고비치 보스니아 이슬람정부 대통령은 8일 그간 완강히 거부해온 민족별 보스니아 분국안을 사실상 수락했다.
보스니아의 세르비아 및 크로아티아계는 이미 이 나라를 3개국으로 나누는 이 안을 수용키로 합의한 바 있다.이로써 2차대전후 유럽에서 일어난 최악의 전쟁으로 지난 15개월여간 이어져온 현지 내전을 끝낼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트베고비치 대통령은 이날 사라예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보스니아의 분국이 내전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보스니아는 세르비아·크로아티아·이슬람계에 의한 느슨한 형태의 연방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분국안을 사실상 받아들였다.
그는 보스니아가 『분국 아니면 끝없는 내전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다』면서 『자살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보스니아의 이들 3대 민족세력은 지난달 제네바에서 유엔과 유럽공동체(EC)특사들의 중재로 분국안 수용 문제를 협의하려 했으나이제트베고비치 대통령이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슬람계 “쓰디쓴 양보”/3국분할안 수용 배경/내전 15개월동안 “최대의 희생”/세르비아크로아계 「동맹압박」
보스니아 회교도 대통령의 민족별 분국안 수락의사 표명으로 16개월째에 접어든 보스니아 내전의 종결 전망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다.그러나 이 전쟁종식을 향한 희망찬 방향전환은 최대의 희생자인 회교도주민의 쓰디쓴 양보를 추진력의 원천으로 삼고 있어 약자의 피눈물이 짙게 배어 있다.
이제트베고비치 대통령의 분국안에 대한 태도변화는 보스니아 회교도주민을 둘러싼 냉혹한 현실이 강요한 것으로 「추악하지만 유일한」 선택이라는 대통령 자신의 용어가 실감있게 들려온다.지난해 4월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에 이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독립선언에서 발발된 보스니아내전은 1년이 지난 올 4월 희생과 수세 일변도에 몰려있던 회교도주민에 우호적인 전기가 마련됐었다.극히 수동적인 유엔평화유지군 파견과 대유고 경제봉쇄조치 등 미온적대응에 머물렀던 국제사회의 개입이 미국 클린턴대통령의 강경선회 방침과 함께 적극화할 기운을 띤 것이다.
그러나 회교도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무기금수조치를 해제하고 세르비아 포진지에 대한 공습을 실행하고자 했던 클린턴대통령의 방안은 무력충돌의 악화와 자국 유엔군의 위험을 이유로 한 유럽 여러 나라의 반대로 무산됐다.미국의 강경 분위기에 눌려 10개단위 영토분할의 종전안에 1차서명까지 했던 세르비아계는 국민투표반대를 명분으로 철회,회교도 거주지 강점을 재개하기에 이르렀다.그리고 3주전,서로 적대시하던 세르비아계와 크로아티아계가 갑자기 동맹적 관계를 맺더니 「민족별 분국안」을 회교도에 들이댄 것이다.
느슨한 국가연합 방식인 3개민족 분국안은 중앙정부는 명목에 그치고 각 지역이 실제 자치권을 소유하고 있어 회교도 세력의 강한 중앙정부하 연방안과는 큰 차이가 난다.
게다가 각 민족별 분국은 세르비아계와 크로아티아계가 70%와 20%를 차지한 현황을 근본으로 하면서 아드리아해로의 접근이 차단된 내륙지역에 회교도 분국을 밀어넣고 있다.분국안대로 실현될 경우 회교도들은 대세르비아와 대크로아티아에 꼼짝없이 갇혀있게 돼 얼마 동안이나 영토를 보전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김재영기자>
【사라예보 AFP 연합】 알리야 이제트베고비치 보스니아 이슬람정부 대통령은 8일 그간 완강히 거부해온 민족별 보스니아 분국안을 사실상 수락했다.
보스니아의 세르비아 및 크로아티아계는 이미 이 나라를 3개국으로 나누는 이 안을 수용키로 합의한 바 있다.이로써 2차대전후 유럽에서 일어난 최악의 전쟁으로 지난 15개월여간 이어져온 현지 내전을 끝낼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트베고비치 대통령은 이날 사라예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보스니아의 분국이 내전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보스니아는 세르비아·크로아티아·이슬람계에 의한 느슨한 형태의 연방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분국안을 사실상 받아들였다.
그는 보스니아가 『분국 아니면 끝없는 내전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다』면서 『자살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보스니아의 이들 3대 민족세력은 지난달 제네바에서 유엔과 유럽공동체(EC)특사들의 중재로 분국안 수용 문제를 협의하려 했으나이제트베고비치 대통령이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슬람계 “쓰디쓴 양보”/3국분할안 수용 배경/내전 15개월동안 “최대의 희생”/세르비아크로아계 「동맹압박」
보스니아 회교도 대통령의 민족별 분국안 수락의사 표명으로 16개월째에 접어든 보스니아 내전의 종결 전망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다.그러나 이 전쟁종식을 향한 희망찬 방향전환은 최대의 희생자인 회교도주민의 쓰디쓴 양보를 추진력의 원천으로 삼고 있어 약자의 피눈물이 짙게 배어 있다.
이제트베고비치 대통령의 분국안에 대한 태도변화는 보스니아 회교도주민을 둘러싼 냉혹한 현실이 강요한 것으로 「추악하지만 유일한」 선택이라는 대통령 자신의 용어가 실감있게 들려온다.지난해 4월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에 이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독립선언에서 발발된 보스니아내전은 1년이 지난 올 4월 희생과 수세 일변도에 몰려있던 회교도주민에 우호적인 전기가 마련됐었다.극히 수동적인 유엔평화유지군 파견과 대유고 경제봉쇄조치 등 미온적대응에 머물렀던 국제사회의 개입이 미국 클린턴대통령의 강경선회 방침과 함께 적극화할 기운을 띤 것이다.
그러나 회교도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무기금수조치를 해제하고 세르비아 포진지에 대한 공습을 실행하고자 했던 클린턴대통령의 방안은 무력충돌의 악화와 자국 유엔군의 위험을 이유로 한 유럽 여러 나라의 반대로 무산됐다.미국의 강경 분위기에 눌려 10개단위 영토분할의 종전안에 1차서명까지 했던 세르비아계는 국민투표반대를 명분으로 철회,회교도 거주지 강점을 재개하기에 이르렀다.그리고 3주전,서로 적대시하던 세르비아계와 크로아티아계가 갑자기 동맹적 관계를 맺더니 「민족별 분국안」을 회교도에 들이댄 것이다.
느슨한 국가연합 방식인 3개민족 분국안은 중앙정부는 명목에 그치고 각 지역이 실제 자치권을 소유하고 있어 회교도 세력의 강한 중앙정부하 연방안과는 큰 차이가 난다.
게다가 각 민족별 분국은 세르비아계와 크로아티아계가 70%와 20%를 차지한 현황을 근본으로 하면서 아드리아해로의 접근이 차단된 내륙지역에 회교도 분국을 밀어넣고 있다.분국안대로 실현될 경우 회교도들은 대세르비아와 대크로아티아에 꼼짝없이 갇혀있게 돼 얼마 동안이나 영토를 보전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김재영기자>
1993-07-1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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