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명순여사의 보라색 한복(청와대)

손명순여사의 보라색 한복(청와대)

김영만 기자 기자
입력 1993-07-10 00:00
수정 1993-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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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부인 손명순여사는 한복이 한벌 밖에 없나.양장은 어디서 맞춰 입나.

지난 화요일인 6일 김영삼대통령과 손여사는 여성 고위공직자들을 점심에 초대,칼국수를 내고 있었다.대통령의 발언이 끝나고 한 참석자가 질문을 겸한 찬사를 손여사에게 보냈다.『영부인께서 채소를 직접 가꾸고 토종닭을 기르는 것에 감명을 받았다.보라색 한복을 바꾸지 않고 입고 나오시는 것도 큰 교훈이다』이 참석자는 참으로 많은 여성들이 영부인을 따라가려고 한다면서 말을 맺었다.

김대통령은 만면의 웃음을,손여사는 예의 계면쩍고 수줍어하는 미소로 답변을 대신했다.손여사의 속마음이 어땠는지는 그러나 알 수 없다.「검소해서 좋다」는 말까지 부담스러워 할듯한 평소의 성격때문에 꼭 좋아했으리라 단정키 어렵다.

손여사의 한복은 6벌이라고 한다.겨울 것이 3벌,여름 것이 3벌로 알려져 있다.이 참석자가 말한 보라색 한복은 더 정확하게는 「핑크 보라」란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름 한복 3벌중 손여사가 자주 입는 옷은 핑크 보라와 연노랑 한복.나머지 한벌은파란색 쪽이다.

그중에서도 핑크보라 한복을 가장 즐긴다.요란한 무늬가 들어있는 한복은 싫어해서 단색에,무지로 통일돼 있다.10일의 클린턴 미대통령 내외의 청와대 방문때도 손여사는 두벌중 한벌,거의 90%는 시청자들의 눈에 익숙해 있는 핑크 보라 한복차림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2부속실이 대통령부인의 의전을 포함해 모든 것을 담당한다.이곳으로 전화가 자주 걸려오고 있다.옷이 한벌 밖에 없느냐는 전화에서,옷을 해주겠다는 전화,『대통령부인이 검소함을 보여주는 것만큼 교육적인 것도 없다』까지 다양하다.

제2부속실은 손여사가 한복을 주문하는 곳이 어디냐는 질문에 손을 내젓는다.대답해 준 것은 옛날부터 다니던 한복집에서 맞춰 입고 있다는 정도다.불필요한 구설수나 자신으로 인해 이익을 입는 사람이 생기는 걸 원치않는다는 뜻이 담긴것 같다.

손여사는 청와대 입주 전 한복 두벌로 네벌의 효과를 내곤 했다.색깔이 서로 다른 한복 치마 저고리를 교차해 입어,4가지의 조합을 만들어 내는 방법이 그것이다.

지난 1일 손여사는 무궁화동산 개원식에서 모처럼 양장차림으로 TV시청자들을 만날 기회를 가졌다.눈썰미가 있는 여성 시청자들은 퍼스트 레이디가 입은 옷이 맞춤이 아니라고 판단했음직 하다.한 여성시청자는 맞춤이라면 상도동 자택 부근에서 맞췄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손여사는 청와대 입주후 3벌의 양장을 새로 마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중 하나가 무궁화동산 개원식에서 입은 베이지색 투피스였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백화점에서 구입했다.중상류층 여성들이 외출복을 살 때 지불하는 40만∼50만원 정도가 한벌에 쓰였다.이 옷들에는 일반 가정주부들이 자주 찾는 브랜드가 달려 있다.청와대에 들어오기 전에도 단골로 쓰던 브랜드다.

제2부속실은 브랜드의 명칭에 대해 한복집과 마찬가지로 밝히기를 거부했고,취재가 되더라도 쓰지 않기를 당부했다.

대통령 부인으로 신분이 바뀌면서 손여사에겐 다양한 통로로 제의가 왔었다.알만한 한복집과 패션연구소,미용실에서 샘플을 보내면서 자신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해줄 것을 부탁했다.새정부에서만 그런것이 아니라 일종의 관행이다.

손여사는 『고맙습니다만,옷을 사입을 돈은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그런 제의는 뚝 끊어졌다.<김영만기자>
1993-07-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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