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찬바람(개혁바람… 달라지는 세상:14)

유흥업소 찬바람(개혁바람… 달라지는 세상:14)

박재범 기자 기자
입력 1993-06-09 00:00
수정 1993-06-09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대형 룸살롱 30%가 휴·폐업/요정 「대하」 스포츠센터 전업 모색/사정·「중과세」 여파… 관광호텔도 썰렁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릴 무렵의 서울 종로구 묘동과 와룡동 뒷골목.「오진암」등 장안 최고급 요정들이 들어서 있는 이곳은 몇달전까지만 해도 이 시간이면 그랜저와 벤츠등 고급 외제승용차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밴드에 맞춰 노랫소리가 길가까지 들려오곤 했다.

그러나 문민정부의 개혁바람이 분 이후 이곳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한때 고위관리·정객등이 몰려 밀실정치의 산실로 알려진 「오진암」의 경우 연초 하루평균 손님이 30∼40명으로 방 12개가 모두 찼으나 최근에는 손님이 한명도 없는 날도 많아 울상이다.이때문에 60여명을 넘던 호스티스도 10여명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줄었다.그나마 찾아오는 손님들도 종전에 이름만대도 알만한 거물들에서 바이어접대를 위한 중소업체 사장등으로 바뀌었다.간혹 대기업체에서 예약을 했다가도 『함께 가려던 손님이 꺼린다』며 예약을 취소한다.

○손님 전혀 없는 날도

이같은 사정은 이 부근 요정들 모두가 마찬가지다.

이웃요정 「대하」는 지난해 한달평균 5백여명 이상의 손님이 찾아왔으나 지금은 간단한 식사를 하러 오는 외국인등이 고작이다.「대하」는 이에따라 밤에만 문을 열던 것을 낮에도 한정식을 파는등 손님 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있으나 수지가 맞지않아 아예 업종을 스포츠센터등으로 전환할 것을 궁리중이다.

요정들만이 아니라 강남 일대의 룸살롱·관광호텔·골프연습장과 헬스클럽·고급 외식집등 업종을 가릴것 없이 모든 사치 유흥업소가 개혁 바람에 울상들이다.대형 룸 8개를 갖추고 있는 강남구 역삼동 「귀빈」룸살롱은 술을 마시러 오는 사람들이 줄어 마담 4∼5명이 출근조차 제대로 않고 있다.

○종사원 30만 떠나

유흥업계에 따르면 전국 2천여개의 대형 룸살롱 가운데 새정부 출범후 30%정도가 휴·폐업했으며 나머지도 최근의 영업부진과 정부의 중과세방침으로 전업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유흥업소 종사자 수도 91년말 1백여만명에서 최근 70여만명으로 줄었다.

서초구 팔레스호텔 헬스클럽은 소수의 정회원들만 새벽에 나와 운동을 할뿐 온종일 클럽이 텅 비다시피 돼 썰렁하다.전에는 새벽녘에 남자들이,낮에는 유한부인들로 크게 붐볐던 곳이다.바로 옆 골프연습장은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하다.주중에는 연습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실정이다.

○청부의식 제고돼야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새정부가 추진중인 부패의 고리를 끊는 작업이 주효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이같은 현상이 정착하려면 제도의 정비와 함께 국민 사이에 청부의식과 건전한 시민윤리가 뿌리내리도록 하는 의식운동이 전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재범기자>
1993-06-09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동계올림픽 중계권의 JTBC 독점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폐막한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중계를 JTBC가 독점으로 방송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이에 대한 여러분은 생각은?
1. 독점이어도 볼 사람은 본다.
2. 다양한 채널에서 중계를 했어야 했다.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