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축출과 과테말라 앞날

대통령 축출과 과테말라 앞날

오승호 기자 기자
입력 1993-06-03 00:00
수정 1993-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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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빙자” 사실상 쿠데타/국내외 압력에 「문민독재」 좌절

호르세 세라노 대통령(48)이 헌정중단→대통령 전권통치를 선언한지 1주일만에 군부에 의해 축출당함으로써 일단 우려됐던 과테말라 「문민독재」의 위기상황은 해소된 것 같다.

그렇다고 과테말라 민주주의 앞날에 장미빛이 약속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세라노 축출의 주역이 과테말라에서 가장 강력한 조직체이자 오랜기간의 군부통치라는 「전력」을 쌓아온 군부이기 때문이다.

지난 1주일 동안의 과정을 살펴보면 세라노가 축출당하게 된 데에는 여러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우선 국내적으로는 헌법재판소가 즉각 세라노의 헌정중단선언을 위헌이라고 선언했고 이어 야당을 중심으로 한 국민들의 항의도 끊이질 않았다.여기에다 미국과 EC,일본등 서방국가들은 수백만달러에 이르는 경제원조를 중단하겠다고 겁을 주었고 미주기구(OAC)도 경제제재조치를 취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국제적인 압력이 가해졌다.

따라서 이번에 세라노 대통령이 축출당한 것은 민주화를갈망하는 과테말라 국민과 국제적인 힘이 함께 작용,승리를 거둔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세라노가 축출당하기까지의 과정에서 보여준 군부의 움직임을 꿰뚫어보면 과테말라 민주주의 앞날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시사를 읽을 수 있다.

처음에는 세라노의 헌정중단조치를 지지했다가 돌연 태도를 바꿔 『국내외 비난여론에 부응하기 위해 그를 축출했다』고 한 군부의 설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관련,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과테말라의 리고베르타 멘추는 세라노가 군부에 의해 축출되고 난뒤 『우리는 국민을 빙자한 군부의 쿠데타를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군부의 전면부상 움직임에 경고를 발했다.또 과테말라 정부의 한 관리도 『군부는 정치전면에 나서기를 원하고 있지 않지만 현재 과테말라의 위기상황이 워낙 중대하기 때문에 그럴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이같은 우려를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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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06-0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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