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북핵 외교적해결 집중모색/오늘 양국외무회담…무엇이 논의될까

한·중,북핵 외교적해결 집중모색/오늘 양국외무회담…무엇이 논의될까

문호영 기자 기자
입력 1993-04-21 00:00
수정 1993-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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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접촉결과 설명… 긴밀한 협조 요청/한국/자국 입지 염두… 북한측 메시지 전달/중국

21일 열리는 한승주 외무부장관과 전기침 중국외교부장간의 회담에서는 북한핵문제가 주의제로 다루어질 예정이다.

강택민 중국국가주석 및 당총서기의 방한문제도 협의대상이다.

그러나 냉각된 중·북한관계등을 고려할 때 실현가능성은 그다지 커보이지 않는다.중국은 지난 3월초 김정일의 중국방문을 거부했고 이런 저간의 사정때문에 중국의 대북영향력이 예전같지 못하다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중국은 북한을 외면하면서까지 최고지도자가 북한의 적대국인 한국을 방문하는 대사를 추진할 리 없다.

강주석이 직접 해외에 나가는 일 또한 전례가 드물다.따라서 이번 회담은 북한핵문제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 확실하다.

회담 서두에는 지금까지 이루어진 중·북한,한·미간의 접촉결과에 대한 상호 설명이 있을 전망이다.당가선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김일성·김정일의 요담(4월1∼3일·평양),지난달 하순 한장관 그리고 이달 중순 장재용외무부 미주국장의 잇따른 미국방문,그리고 오는 21일로 예정된 피터 타노프 미국무부 정무차관의 방한때 논의될 내용등이 설명될 것으로 보인다.

할 말은 양국에 똑같이 많다.그러나 북한핵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이 좀더 많은 이야기를 할 것 같다.중국은 북한으로부터 요청받은 메시지를 우리측에 전달하고 우리역시 중국을 통해 대북메시지를 보내는 한편 중국에 가일층의 중재 노력을 부탁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우선 꺼낼 수 있는 주제는 남북대화다.중국은 남북대화 재개 가능성을 우리측에 타진하는 한편 북한측이 원하는 시기와 장소,채널의 종류,경우에 따라서는 의제의 대체적인 윤곽까지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자신들의 체면을 세우기 위해 우리측에 북한을 더 많이 이해하고 봐줄 것을 요구할 것이 분명하다.중국은 북한에게 그들을 크게 배려한다는 인상을 심어줌으로써 대북 영향력의 복원을 시도하려 할 것이고 이에 따라 대북 경제협력 확대와 함께 북한이 갖고 있는 미핵무기에 대한 공포를 불식시킬 수 있는 확실한 방법제시까지도 우리측에 요구할 공산도 있다.

우리측은 중국을 통해 북한 핵개발 의혹이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돼야한다는 전제에는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전달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북한이 일방적으로 요구만 해서는 안되며 또한 그럴만한 상황이 아니므로 어떤 양보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을 방침이다.

우리측은 한편으로 북한이 매력을 느낄만한 제안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아울러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탄생한 정통성을 지닌 정권이라는 점을 강조,앞으로 남북대화에서 모든 것을 거론할 수 있으며 또한 과거 군사정권과는 달리 북한의 존재를 정권연장의 볼모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힐 가능성도 있다.남북대화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태도를 갖겠다는 뜻을 시사하리라는 예측이다.

한중외무장관회담은 한장관이 취임한지 2개월여동안 처음 맞는 껄끄러운 자리다.일찍이 14살때 중국 공산당에 입당,대장정 등 산전수전을 다 겪은 노련한 전부장과 지금까지 대부분 학문적 천착을 통해 현상을 파악,발전시키려해온 한장관간의 어떻게 보면 매우 대비되는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의 첫 만남이 얼마만큼의 합의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크다.<방콕=문호영기자>
1993-04-2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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