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몸살」앓는 청와대 앞길/개방 한달 못돼「집단이기성」집회 빈번

「시위몸살」앓는 청와대 앞길/개방 한달 못돼「집단이기성」집회 빈번

박상열 기자 기자
입력 1993-03-17 00:00
수정 1993-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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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기관과 대화 통한 민원해결 시급

문민정치시대를 맞아 청와대 앞길이 개방돼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기가 무섭게 청와대앞이 각종 민원성 집단시위의 장소로 변모,「청와대앞 시위 신드롬」에 대한 찬반논란이 일고 있다.

개방이전까지만해도 시위와 집회는 대학이나 탑골공원등 제한된 장소에서 벌이는 것이 상례였다.

그러나 이제는 시위나 집회는 으레 「청와대 앞길」이라는 등식이 성립됐다.

87년 6·29선언이후 개방과 민주화의 물결에 따라 집단민원성시위가 봇물처럼 터져 이른바 「님비신드롬」이 한때 열풍처럼 번졌던 것과 유사하다.

16일 하오1시 「전국노점상연합회」회원 1백20여명이 서울 종로구 효자로 청와대앞길 입구에서 「대책없는 단속중지와 생계권보장」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 이 가운데 70여명이 경찰에 연행됐다.이들은 경찰의 집회불허통고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분수대앞에서 집회를 갖고 청와대측에 「김영삼대통령면담요청서」를 제출하려 했으나 입구에서 저지됐다.

이들은 경찰과의 실랑이끝에 이날 하오 1시40분쯤 이필두회장(46)등 대표 5명이 청와대 김정남사회문화수석비서관을 만나기로 하고 면담요청서를 제출하는 선에서 시위를 끝냈다.

이러한 시위는 지난 3일 「전국노동조합협의회」회원 80여명이 청와대에 고용안정대책을 요구하러 온 이래 이날까지 하루 1건꼴인 모두 13차례나 되며 연행자만도 2백40여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2명이 형사입건되고 5명이 즉심에 넘겨졌으며 나머지는 훈방됐다.

「청와대앞 시위신드롬」때문에 청와대주변을 경비하는 경찰은 2개중대 2백50여명의 기동대병력을 청와대로 통하는 효자로와 팔판로입구등 경복궁앞 옆길에 상시배치하는 한편 5개중대 6백여명의 병력을 매일 출동시키고 있다.

경찰은 자신들은 골머리를 앓더라도 주요 공공건물및 도로주변 1백m이내에서의 집회및 시위를 금지하는 집회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청와대앞에서의 시위에 대해 강력대응하며 1백m밖이라도 청와대경비를 위해 이 법률 12조에 따른 「주요도로에서 교통소통을 위한 집회및 시위 제한」규정을 적용,시위를 불허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반발도 만만찮아 청와대앞 집회금지통고를 받은 「나라사랑 양심선언자 모임」(대표 이문옥 전감사관)은 지난15일 서울시에 『경찰의 평화적 시위금지는 헌법상 집회및 시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 것』이라며 서울시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러한 「청와대앞 시위 신드롬」은 최고권력자에게 국가업무의 모든 결정을 의존하던 「권위주의」통치시대의 정치상을 이해집단이나 사회단체들이 불식하지 못했고 정부 역시 효율적인 대화통로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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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서진영교수는 『청와대가 성역이 되어서는 안되지만 무조건 청와대를 통해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는 사고도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민원은 해당기관과의 대화통로 활성화를 통해 해결해야하고 청와대 앞길은 수준높고 민주시민들의 의사표현장소가 될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박상렬기자>
1993-03-1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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