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서도 보·혁갈등(세계의 사회면)

루마니아서도 보·혁갈등(세계의 사회면)

오승호 기자 기자
입력 1993-03-15 00:00
수정 1993-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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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개혁정책 싸고 행정부·의회 대립 심각/정당들,“실효성 없다” 정부안 강력반발/집권당마저 등돌려 개혁파 더욱 곤혹

지난 89년에 있었던 유혈혁명으로 공산정권이 무너진 루마니아에서도 개혁정책 추진을 둘러싸고 행정부와 의회간 심한 마찰을 빚고있어 주목되고 있다.

최근 러시아에서 계속되고 있는 보수·개혁파간 갈등과 비슷한 양상이 루마니아에서도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루마니아의 경우는 집권당마저 행정부의 의욕적인 개혁정책 추진에 제동을 걸고 있어 개혁추진세력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있다.

요즘 루마니아에서 행정부와 의회간 마찰을 빚고있는 최대의 현안은 정부가 마련한 시장개혁정책.

공산정권 몰락이후 정치·경제 개혁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는 루마니아 정부는 최근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경제개발4개년계획을 마련‘의회의 승인을 받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집권당인 민주구국전선(DNSF)을 비롯,구국전선(NSF)·자유당(NLP)·농민당(NPP)등 대부분의 정당들은 『너무 급진적이며 실효성없는 정책』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들 정당들은 곧 열릴 의회에서 정부가 내놓은 이 안을 부결시켜 내각에 대한 불신임 투표까지 이끌어 내려고 단단히 벼르고 있기까지하다.

이들 정당 가운데 정부의 개혁정책 추진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곳은 놀랍게도 현재 가장 많은 34%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집권 민주구국전선.

지난 90년 총선이후 줄곧 모든 경제분야에 경쟁원칙을 도입해야한다면서 정부의 개혁정책을 지지해왔음에도 이젠 언제 그랬느냐는듯 반대입장으로 돌아선 것이다.이때문에 루마니아 행정부도 집권당인 민주구국전선을 개혁에 가장 위협적인 요소로 여기고 있다.

민주구국전선은 그동안 정부가 개혁정책을 편 결과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기는 커녕 오히려 높은 인플레와 저임금,실업증가등의 부작용만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의회의 저항이 있자 행정부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에서 경제개혁안을 의회에 제출해 놓고있긴 하나 막상 의회심의가 임박해오자 다소 누그러진 입장을 보이고 있다.의회와의 파워게임에서 행정부가 밀리는 듯한 인상을 주고있는 것이다.

이에대해 루마니아의 한 유력 일간지는 최근 사설에서 『정부는 의회의 반대 그 자체보다는 지금까지 지지해왔던 집권당의 태도변화를 더 두려워 하고 있기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집권당마저 등을 돌리고 있다는 사실이 표면화될 경우 지금까지 쌓아온 개혁과 민주화 조치가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돼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의 고민은 단지 의회와의 마찰에만 국한된 것 같지 않다.국민들의 여론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최근 실시된 여론조사결과 많은 루마니아 국민들이 2백%에 이르는 인플레이션과 실직등에 불만을 품고 급진적인 개혁정책을 싫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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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지금까지 드러나고 있는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경제개혁정책을 둘러싼 행정부와 의회간 마찰이 어떻게 결론지어질지의 여부가 루마니아 민주화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오승호기자>
1993-03-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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