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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 개편은 시대적 요청이다.밖에선 탈냉전의 새 역사가 전개되고 안엔 문민의 새 시대가 도래했는데도 안기부가 여전히 냉전과 권위주의 체제의 너울을 쓰고 있다면 이는 시대역행이요,직무유기다.그런 점에서 안기부가 시대 변화를 반영한 자체 조직및 운영쇄신 방안을 내놓은 것은 시의적절했다고 생각된다.특히 안기부가 기구 개편 작업을 속히 진행시켜 이달중 완료키로 한것은 김영삼대통령의 개혁 의지와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심중을 잘 헤아린 처사라고 본다.안기부 쇄신계획이 신임 부장의 지휘 아래 안기부에 의해 성안되고 안기부에 의해 추진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의미있게 받아 들인다.만일 안기부 개편안이 여야간의 정치협상 줄다리기 끝에 나왔다거나 여론 공세에 밀린 형국에서 나온 것이었다면 그 내용에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구석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또한 「10·26」이후처럼 국가최고의 정보기관인 안기부의 개편이 다른 기관에 의해 주도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았을 것이다.안기부가 자체 개편작업을 주도한다는 건 안기부에 책임과 자부심을 부여하면서 국민에겐 국익수호를 위한 안기부 본연의 업무가 한시도 차질없이 계속 수행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안기부의 대공활동및 정보수집·분석기능은 국가보위와 국익수호를 위해 절대 필요한 것이다.특히 동서 냉전의 종식과 더불어 국제적인 경제·기술전쟁이 가열되면서 안보에서 차지하는 정보기관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이번 개편안에서 안기부가 대북정보및 해외정보 수집활동에 전념키로 한 것은 올바른 선택이라고 본다.
최근 장세동전안기부장 구속으로 다시 상기된 통일민주당 창당방해사건이 말해주듯이 과거 안기부는 정권안보의 첨병이요,공작정치의 산실이었다.안기부가 이번 개편안에서 정치공작과 정치사찰은 물론 시국사범 수사 기능등을 제도적으로 철폐한 것은 정권안보 기구로서의 과거 청산이요 민주화에의 부응이라고 우리는 평가한다.
안기부의 진정한 개혁은 기구 개편이나 기능 조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의지와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구성원들의 의식개혁이다.무소불위의 월권행위를 일삼았던 과거에 연연하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그렇다고 심리적으로 위축될 이유도 없다고 본다.이제 안기부원들은 권력의 부끄러운 하수인이 아니라 국가를 보위하고 국가의 경쟁력을 키우는 전문가·기능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의식개혁 뿐 아니라 의식전환도 있어야 한다.정보를 다루는 사람들은 유연한 사고 구조를 가져야 낡은 냉전의 논리나 선입견의 포로가 안되고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
1993-03-1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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