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대표실 폐쇄에 속수무책/와해 가속화 국민당 표정

탈당·대표실 폐쇄에 속수무책/와해 가속화 국민당 표정

입력 1993-02-12 00:00
수정 1993-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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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 본격 청산… “당사비워달라” 의미로/고성만 오간 의총 대안없이 갈팡질팡

정계은퇴를 선언한 정주영국민당대표가 사실상의 「국민당 청산작업」을 본격화하고 있어 국민당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국민당은 11일 의총과 지구당위원장회의를 열어 자구책을 모색했으나 정대표가 탈당계를 제출하고 광화문당사의 집무실도 폐쇄함으로써 잔여 당직자들은 새 당사를 구하지않는한 조만간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

○…정대표는 이날 울산에서 직접 당비서실로 전화를 걸어 당내 사정등을 물어본뒤 사무실 집기와 짐을 정리,정계입문전 사용해온 계동 현대 본사 사옥 12층에 있는 명예회장실로 옮기도록 지시.

정대표는 이와 함께 대표비서진을 포함,아직 돌아가지 않았던 현대출신 사무처 직원 34명도 오는 15일까지 복귀시키도록 했으며 하오에는 탈당계를 우편으로 종로지구당에 공식 제출.

정대표의 이같은 행동은 앞으로 막후에서라도 국민당을 지원할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한 것은 물론 자신이 만든 당을 「현대식」으로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이라는 분석.

실제 국민당 중앙당사의 대표실 폐쇄는 『당사를 비워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마포나 여의도를 중심으로 진행중인 새 당사물색도 도와줄 가능성이 없다는게 중론.

특히 자신의 집무실을 즉각 현대그룹 본사 명예회장실로 옮김으로써 은퇴선언에 대한 번의는 있을수 없음을 과시하고 곧 현대경영에 복귀할 뜻을 시사.

○…정대표의 복귀 혹은 막후지원에 한가닥 기대를 걸었던 국민당 당직자및 의원들은 정대표가 당정비의 틈도 주지않고 「밀어붙이기식」으로 국민당과 단절작업을 벌이는데 허탈해하면서 정대표를 원망.

이날 상오 의총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당직자회의는 당사문제를 놓고 당직자들간 고성이 오가는등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해 국민당 와해속도가 예상보다 빠를수 있다는 관측이 대두.

이날 회의에서 윤영탁정책위의장은 정대표를 대리해 당살림을 꾸려온 정장현부총장으로부터 14층 대표실을 폐쇄하겠다는 통보를 받고 김효영총장에게 『총장이 그것도 모르고 있었느냐』고 화풀이.

이에 김총장은 『내가 무슨 동네북이냐.버릇없게 그럴 수 있느냐』고 맞고함을 치며 회의도중 자리를 박차고 퇴장.

윤의장은 『대표가 사임하더라도 사무실은 있어야하는 것 아니냐』고 「현대식」청산방법에 불만을 표시한뒤 의총에 불참.

○…이날 상오 열린 의총에는 소속 의원 31명 가운데 정대표·윤의장이외에도 이자헌·김동길·정몽준·정주일·김두섭·박제상·원광호의원 등 9명이 불참.

이들 불참 의원중 박제상·김두섭·정주일·원광호의원등은 탈당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며 참석자 상당수도 「탈당」과 「잔류」를 저울질하고 있는 눈치.

특히 정몽준의원이 이날 회의에 잇따라 불참함으로써 탈당을 신중히 고려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

이날 의총에서는 당결속을 다지자는 원론적 수준의 결의문만 채택했을뿐 비상수임기구결성,새 당사마련을 위한 자금염출등 실질문제에 대한 대안은 제시하지 못해 정대표 없는 국민당의 진로가 속수무책임을 입증.

이날 의총에서 양순직·한영수·박철언최고위원등 당직자들은 『우리당의 방향과 노선,체제정비를 종합적으로맡을 비상대책기구를 만들자』『정대표나 현대가 떠나도 국민당은 우리 것이라는 확고한 신념이 필요하다』『똘똘뭉쳐 제2의 창당을 해 자생적으로 운영되는 민주공당이 되도록 하자』고 「당사수」의지를 천명.

그러나 이건영·손승덕의원 등은 『선착순으로 오지않으면 안받는다는 것도 아닐텐데 탈당 의원들이 왜 쫓기듯 가는지 이유를 모르겠다』『의총에 빠진 사람들은 딴 생각을 품고 있는 것 아니냐.탈당할 사람들은 구별해놓고 얘기하자」고 발언하는등 불안감을 표시.<이목희기자>
1993-02-1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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