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한에(외언내언)

소한에(외언내언)

입력 1993-01-05 00:00
수정 1993-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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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사흘 동안이 그렇게 추운 날씨는 아니었다.지난 31일부터 3일까지의 교통사고가 작년에 비해 7.1% 줄어들었다는 것이었는데 이 현상 또한 춥지 않았던 날씨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할 것이다.그러나 시무식이 있는 4일 아침의 날씨는 제법 추웠다.또 예보는 당분간 추운 날씨가 계속될 것임을 알려주고도 있다.

달력을 들여다보니 5일이 소한이다.그러면 그렇지 싶어진다.그런대로 소한 추위가 4일부터 시작된 셈이다.소한은 글자로 봐서야 「작은 추위」이지만 매섭기로는 「큰추위」인 대한을 무색케 하는 것.그래서 『소한 추위는 꾸어다가라도 한다』,『추운 소한은 있어도 추운 대한은 없다』같은 속담이 전해 내려온다.과장이 심한 지방에서는 『대한이 소한네 집에 갔다가 얼어죽었다』는 속담을 남기고 있기까지.그같은 소한의 기존관념에 비기자면 오늘은 그다지 추운 소한이라 할수 없는 전국의 기온분포다.

『가흥리 소한은 유독 춥다/북풍은 강얼음 타고 더 세게 차갑게 문풍지를 울리고/아내와 아이들은 아랫목에 새둥지를 친다/그러나 북풍의 진심은 모른다/북풍의 진심이 참된 사랑인지 우린 모른다/따사한 빛발만큼 큰 사랑임을 모르고 달달 떨기만 한다…』(박성철시인의 「소한일기」1련).설한풍의 진심을 사랑으로 보는 시심.「따사한 빛발」이 모성애라면 「북풍의 진심」은 부성애일 수 있다.박시인은 어느 소한날 그걸 일깨운다.

계속되어온 이상난동.서울의 한강이 얼어본 지가 얼마인가.하지만 올겨울은 유난히 추우리라는 예보가 있었기에 겨울의 제모습을 기대해 봤다.한데 소한이 이 정도라면 또 여느 겨울처럼 넘어가는 것인지 모르겠다.사실,겨울이란 한바탕 동장군의 위세를 보여야 하는 것.그래야 갖가지 해충을 얼어 죽이면서 따사로운 봄의 양광을 더욱더 영광스럽게 한다.그렇건만 영동을 빼곤 눈내리는 것도 시원치 않다.안녕하지 못한 지구의 신상에 연유함인가.

이제 1993년은 굴러간다.힘차게 희망차게.「신한국」의 청사진도 가시화해 갈것이다.

1993-01-0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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