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공무집행방해죄 적용 남발

경찰,공무집행방해죄 적용 남발

박상렬 기자 기자
입력 1992-12-31 00:00
수정 1992-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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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잦은 마찰… 서마다 월 10여건/높아진 민권의식 수용자세 아쉬워

최근 일선경찰서에서 공무집행방해죄의 적용을 둘러싸고 경찰과 시민들사이에 마찰이 늘고있다.

마찰의 초점은 경찰의 공무집행방해죄 적용이 남용되어 경찰의 보호를 받아야할 시민들이 오히려 범법자로 처벌받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서울성북경찰서는 30일 고려대 물리학과 박만장교수(56)와 이 학과 대학원생 박인호씨(25)등 4명을 공무집행방해죄로 입건했다.

박교수등은 이날 상오1시20분쯤 송년회를 마치고 나오다가 성북구 안암동5가 38 인도를 주행하던 성북경찰서 안암동5가 파출소소속 112순찰차량을 막고 『인도로 다녀도 되느냐』고 항의하다 시비가 붙어 순찰차에 타고 있던 조영효순경(33)등 경찰관 2명과 몸싸움을 벌였다는 것이다.

박교수는 『순찰차가 인도로 들어오는 것이 이해가 안되고 위협을 느껴 항의하다가 시비가 일었는데 진단서를 첨부,공무집행방해죄로 연행해 놀랐다』고 항의했다.

또 지난16일 하오9시30분쯤 지하철 2호선 시청역 구내에서 박태영씨(27·상업·관악구 봉천1동 647)는 지하철범죄수사대 제2수사대소속 임신규경장(37)등 사복경찰관 4∼5명이 당시 모대통령후보측 대학생선거운동원 3명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시민들과 실랑이가 벌어지자 신분증제시를 요구했다가 현장에서 수갑이 채워져 연행돼 공무집행방해죄로 입건됐다.

박씨는 『대학생들의 저항이 심하고 의심하는 시민들이 많아 신분증제시를 요구했는데 입건돼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이러한 공무집행방해죄의 적용은 최근 서울시내 일선경찰서에서 구속영장신청과 입건이 한달평균 10여건씩 될만큼 일반화되고 있다.

이같은 실정은 우리사회가 민주화되면서 시민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져 경찰의 단속등에 대한 적법성을 따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권위의식을 버리지못한 일부 경찰관들은 점차 힘들어지는 업무수행을 위해 또는 극히 일부는 낮아지는 권위에 대한 「보상심리」로 어려운 법적 설명과 관용대신에 손쉬운 「공무의 권위」를 내세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무집행방해죄의 적용에 대해서는 경찰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종암경찰서의 경우 지난해 8월이후 1년3개월여동안 공무집행방해혐의로 입건한 사례가 단 한건도 없다.종암서에서는 경찰관에 대한 중대한 폭행에 대해서는 상해나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등 일반법을 적용하고 있다.

공무집행방해죄의 적용을 둘러싼 마찰을 없애기위해서는 법을 존중하는 높은 시민의식과 대다수의 시민들을 보호한다는 일선경찰관들의 보다 높은 직업의식과 관용이 필요하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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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섭종암서장은 『공무집행방해죄라는 것이 따지고 보면 사소한 마찰에서 비롯되는 것이 대부분이고 경찰관의 개인적 감정이 개입될 여지가 많다』면서 『업무수행에 어느 정도의 위험과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 경찰의 직분인데도 조그만 욕설이나 몸싸움에도 공권력을 내세우는 것은 「시민의 다정한 친구」라는 경찰의 목표에도 맞지않는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말했다.<박상렬기자>
1992-12-3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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