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시련,위대한 선택과 성취의 한해/1992년을 보내며(사설)

도전과 시련,위대한 선택과 성취의 한해/1992년을 보내며(사설)

입력 1992-12-31 00:00
수정 1992-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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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해가 간다.19 92년 임신년도 오늘 하루면 끝이다.언제나처럼 기대와 불안의 엇갈림 속에서도 영광과 발전이 이어지기를 기원하며 시작했던 한해다.그 한해가 저무는 지금 세계는 어디를 향하고 있으며 우리는 무엇을 달성하고 어떤 아쉬움을 남겼는가.다시 한번 옷깃을 여미게 되는 엄숙한 순간이다.

고르바초프소련의 붕괴와 옐친러시아의 출범으로 시작된 세계의 지난 한해는 한마디로 탈냉전의 변화와 새질서모색의 갈등을 벗어나지 못한 전환기적 혼돈의 연속이었다.이데올로기를 대신해 탈냉전의 세계를 지배하기 시작한 민주주의와 경제제일주의의 도전이 극성을 부린 한해였다.지역과 국가와 민족간의 집단리기주의가 맹위를 떨친 1년이기도 했다.

정치·경제적 민주화개혁을 서두르고있는 러시아등 구소련권과 동구제국의 끝이보이지않는 시행조오는 여전히 계속되었다.구소·유고등의 민족분규는 유혈내전으로 세계를 경악시켰으며 보수·개혁파간의 극심한 갈등은 내일을 예측키 힘든 불안의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러시아선 옐친의 개혁에 급제동이걸렸으며 동구일부선 구공산당이 재부상하는 복고주의경향도 대두되었다.구사회주의권의 개혁혼돈은 내년에도 세계의 발목을 계속 붙드는 불안요인이 될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주목되고 걱정스런것은 경제지상주의의 세계적 팽배다.유럽에 이어 북미에도 새로운 지역경제블록인 NAFTA가 탄생했으며 아세안중심의 동남아도 경제적 결속을 강화했다.세계무역의 배타적 지역화와 보호주의화 경향이 두드러진 한해였다고 할수 있다.미국경제재건을 지상의 공약으로 내세운 무명의 클린턴이 현직의 부시를 물리치고 차기미국대통령에 당선될수 있었던 것도 결국은 세계적인 경제지상주의 분위기의 반영이라 할수 있는 것이었다.무역전쟁의 파고가 더욱 높고 거칠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세계의 변화라 해야 할 것이다.

이같은 국제환경의 격변속에 우리가 겪은 지난 한해도 결코 만만치않은 도전과 시련의 연속이었다.세계적인 불황과 보호무역경향의 파고에 밀린 경제부진의 늪은 우리만의 시련은 아니었다.자금압박으로 사업에 실패한 중소기업의 연이은 도산과 기업인 자살사건들은 가슴아픈 일이었다.그러나 한때 두자리수까지 육박했던 물가가 4.5%내외로 떨어져 6년만의 최저를 기록하는등 내수과열에 따른 고성장→고물가의 악순환이 어느 정도 치유되고 허물어진 경제안정기조가 다시 회복되는 기미를 보인 것은 성취의 측면으로 기록될 것이다.

한해에 두차례나 큰 선거를 치르면서 지방단체장선거를 둘러싼 대립에 전군수의 관권선거부정폭로,재벌정치참여의 혼돈,이동통신사건,정보사땅사기사건등 큼직큼직한 사건들로 녕일이 없었던 시련의 1년이기도 했다.

돌이켜 보면 살얼음판을 걷는 것같이 아슬아슬했던 한해였다.그 혼돈속의 온갖 도전과 시련을 겪으면서 이렇게 무사히 이 세모의 언덕에 서 있는 우리가 신기하고 대견스럽단 생각도 드는 지금이다.92년의 최대과제는 역시 사상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다음5년의 우리를 이끌 차기대통령선거를 어떻게 무사히 성공적으로 치를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그리고 우리는 세계도 인정한 민주공명선거의 실현을 통해 그것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지않았는가.대립과 갈등과 증오의 충돌도 있었다.김권과 관권시비에 흑색선전의 오염도 만만치않았다.그러나 그것은 발전과 성숙의 불가피한 진통음이었다.헌정사상 처음으로 집권당당적까지 버린 결연한 의지의 노태우대통령과 중립내각의 의연한대처및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던 온국민의 현명한 호응이 그 모든 것을 극복하고 성공을 만들어 낼수있게 했던 것은 정말 위대한 선택들이 아닐수 없다.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영광도 우리의 민주적 자긍심을 일깨우고 드높인 쾌거로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은 92년의 보람이었다.금메달 12개의 세계7위란 긍지에 일장기를 달았던 손기정이후 처음이된 황영조의 마라톤제패의 감격을 어찌 잊을수 있겠는가.

북방외교의 성공적 마무리도 92년의 큰성과로 기록돼야 할 것이다.중국·베트남과의 수교달성에 우리대통령의 역사적인 방중과 옐친러시아대통령의 서울방문이 이루어졌다.통일의 국제적 기반과 여건을 크게 신장시킨 귀중한 성과의 한해였다.아쉬운 것은 남북한관계의 냉각이다.기본및 부속합의서가 발효되는등 진전을 보였으나북한의 핵고집과 「남조선노동당」간첩사건의 덫에 걸려 지지부진 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한·미대통령선거의 결과를 기다리는 관망적 분위기의 결과였다고 할수 있다.한·미의 새 정부가 출범하는 93년엔 새로운탈출구가 마련될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우리는 버리지 않고 있다.

다시 한번 도전과 시련이 벅찼던 92년이었음을 실감한다.많은 아쉬움도 남겼지만 그만큼 극복의 보람과 영광도 컸던 한해가 아니었던가.92년의 아쉬움은 반성하고 영광과 보람은 더욱 살리고 발전시켜야 할것이다.안정속의 개혁을 통한 「신한국건설」의 비전을 제시한 김영삼대통령당선자는 그에따른 고통을 국민과 함께하겠다는 결의를 다진바 있다.93년엔 「다시 뛰는 한국」을 보고 싶다.
1992-12-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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