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문화 성숙” 시민들 자부심

“선거문화 성숙” 시민들 자부심

이석우 기자 기자
입력 1992-12-20 00:00
수정 1992-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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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공명­주권의식에 “가슴 뿌듯”/후보들 승복­위로에 뜨거운 갈채/준엄한 민의… 부정시비도 사라져

우리의 선거문화도 이번 제14대 대통령선거를 계기로 한 차원 높게 성숙됐다.

선거문화 역시 「신한국」의 큰 흐름을 탔다는 평가이다.

19일 상오 출근길 시민들은 28일 동안의 선거운동기간중 치열하게 각축전을 벌이던 후보자들이 깨끗이 선거결과에 승복하는 자세를 지켜보며 가슴 뿌듯해했다.

국민들은 우리 선거사에서 이처럼 민의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신기원이 세워진 것은 높아진 시민의식과 더불어 시민단체의 공명선거에 대한 적극 참여,투·개표종사원들의 수준높은 선거관리능력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비록 선거기간동안 1천8백여명이 입건되고 이가운데 1백30여명이 구속됐지만 이는 이번 선거가 그 어느때보다 자유롭고 치열했던 탓이며 일부 정치인들의 그릇된 타성에 공권력이 강력대응한 결과로 분석된다.개표당일 서울의 일부지역과 강원도 원주의 한 투표소에서 행정착오로 인한 실수로 과민한 참고인과 학생들에 의해 개표중단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공명·공정선거의 큰 흐름을 거스르지는 못했다.

외신들도 이번 대선을 한국선거사상 가장 공정하게 치러졌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대선에서 불법선거운동 감시에 나섰던 「공명 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등도 『이번 선거는 막판 흑색선전과 금품살포에도 불구,과거 어느 선거때보다 공정했다』면서 『또 개표가 믿난뒤에도 부정개표 시비없이 낙선한 후보들이 당선자에게 축하의 인사를 보내는등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했다.

이같은 반응은 일반국민들에게도 널리 인식돼 김선주씨(53·상업·성동구 성수동2가)는 『이번 선거는 과거에 비해 매우 차분하고 공정하게 치러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 비누 한장·고무신 한짝으로 표를 사고 팔수 있다고 생각하는 정치인이나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를 계기로 완전히 없어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또 이번에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한 박정환군(20·한양대 수학과1년)은 『첫 주권행사였지만 후보들이 투표결과에 승복하는 페어플레이 자세가 멋져 보였다』며 『선거운동과정에서 간혹 관권·금권시비와 지역감정문제가 드러나기도 했으나 민주화와 건전한 선거문화정착의 과도기라는 점을 생각하면 대체로 깨끗한 선거였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이번 선거에서는 TV를 통한 유세와 광고라는 새로운 선거방식이 뿌리내리는 계기가 됐다고 할수 있다.

각 정당과 후보들의 의견이 대립돼 TV토론회와 같은 본격적인 시각정치는 이뤄지지 않았으나 앞으로 선거 때마다 후보의 자질이나 공약의 구체성을 둘러싸고 끊임없이 제기돼온 소모성 논쟁을 없애기 위해 적극적으로 검토돼야한다는 것이 학계를 비롯한 대다수 계층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서울대 김신복교수(47·행정대학원)는 『최초의 민간대통령이 탄생했다는 점과 선거기간동안 관권개입이 크게 줄어 정권의 정통성 논쟁에서도 어느정도 벗어나게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유권자들이 후보를 보다 잘 파악하고 신중한 주권행사를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TV토론회와 같은 기회를 반드시 제도화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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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수는 이어 『무엇보다 투·개표과정에서 별다른 부정의 소지가 없었고 후보들이 투표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모습은 성숙한 선거문화를 이룰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이석우·박찬구기자>
1992-12-2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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