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88% “외설만화 본다”/서점·가판대통해 급속 확산

중학생 88% “외설만화 본다”/서점·가판대통해 급속 확산

박희준 기자 기자
입력 1992-11-10 00:00
수정 1992-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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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살인 등 내용… 정서 크게 해쳐/서울YWCA 조사

성인용 저질·외설 주간만화가 범람하고 있는 가운데 중·고교생의 대다수가 매주 1권이상의 성인만화를 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성인만화가 청소년층 사이에서 널리 읽히고 있는 것은 시내서점과 학교주변·신문가판대등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데다 1천5백∼2천원수준이어서 큰 부담을 느끼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들 만화에는 「청소년들에게 대여·판매해서는 안된다」는 문구가 표지에 적혀 있지만 판매과정에서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있어 저질주간만화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주간성인만화는 대부분 혐오스런 성폭행장면·살인장면에다 선정적인 대사로 가득차 있어 청소년에게 인명경시풍조의 조장은 물론 성범죄에 대한 불감증까지 낳을 우려마저 적지 않다.

이에 따라 관계전문가들은 성인용 주간만화의 무분별한 판매에 대한 적절한 규제는 물론 유통구조에 대한 개선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서울 YWCA(대한기독교청년여성연합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즐겨보는 주간 성인만화는 「주간만화」「매주만화」「천하만화」「만화선데이」「스트리트 파이터」등 20여종으로 나타났다.

YWCA가 조사분석한 「천하만화」의 내용중 스트리트 파이터 연재물은 1호와 4호에 여자를 번갈아 폭행하는 장면이 있는 것을 비롯,노출적인 정사장면이 많고 목을 베 살인하는 장면에다 『생명의 존폐는 책임 안진다』는 폭력적이고 생명을 경시하는 대사 일색이라는 것이다. 또 D문화사는 영구보존용 일러스트판을 만들어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에게 우편배달방식으로 판매까지 하고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이 만화는 서울시내 3천여곳의 오락실에서 게임으로 널리 알려진 것인데다 이미 단행본으로 나와 있어 청소년층에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서울 YWCA가 시내 중·고교생 5백99명을 대상으로 실시,발표한 만화구독실태조사결과 중학생의 88%,고등학생의 78%가 매주 1권의 주간만화를 구독한다고 응답해 성인만화가 청소년들에게 얼마나 노출돼 있는지를잘 말해주고 있다.

학생들은 이 조사에서 그림이 추하고(30·9%),내용이 선정적·퇴폐적이다(25·4%)고 말하면서도 재미있다(26·7%)고 대답했다.

이모군(17·S고3년)은 『심심해서 보게됐는데 내용이 선정적이어서 감춰놓고 본다』면서 『그러나 대입준비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만한 출구가 없고 교과서이외에는 읽을거리가 없어 자주 사보게 됐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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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사실에 대해 YWCA만화모니터모임 회원인 이상수교사(29·신창중)는 『폭력과 섹스이외에는 주제가 없는 성인만화에 어린청소년을 무방비상태로 노출시킨 것은 자라나는 학생들의 정서함양에 알맞은 환경을 마련하지 못한 학부모등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면서 『또한 우리의 윤리개념에 맞는 주제를 개발하지 못한 만화가들의 책임도 크다』고 지적했다.<박희순기자>
1992-11-1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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