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고르비 숨통죄기 노골화

옐친/고르비 숨통죄기 노골화

정종석 기자 기자
입력 1992-10-11 00:00
수정 1992-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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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재단 회계감사… “부정 적발” 폭로/대외이미지 고려 강제구인은 자제

고르바초프 전소련대통령에 대한 옐친 러시아대통령의 견제가 노골화 되고 있다.그 견제는 마치 「목조르기」식이어서 고르바초프가 끝내 정치적으로 몰락하고 마는게 아닌가에 비상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러시아정부는 지난2일 헌법재판소의 증인출두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고르바초프에 대해 출국금지조치를 내림으로써 「목조르기」를 시작했다.7일에는 경찰병력을 동원해 고르바초프 재단을 접수했고 9일에는 재단의 회계감사를 강행했다.소련의 개방과 개혁과정등 정치역정에서 한때 우정과 협력관계를 유지했던 고르바초프와 옐친의 관계는 이로써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는 인상이 짙다.

특히 러시아재무부는 10일 『고르바초프재단에 대한 회계감사결과 부정을 적발했다』고 발표,그동안 고르바초프의 재기를 돕는 발판이자 두뇌집단으로 여겨졌던 이 재단의 활동을 사실상 무력화 시키려는 기도를 드러내고 있다.

고르바초프재단의 공식명칭은 「사회·경제·정치연구를 위한 국제재단」.

이 재단은 연구직 2백명,일반관리직 5백명 등 모두 8백명의 방대한 조직으로 짜여있다.러시아및 CIS(독립국가연합)에 관한 전반적인 전망예측분석을 비롯해 사회·정치문제,국제문제 등을 모두 6개의 연구센터에서 연구하고 있다.

또 고르바초프가 소련대통령 재직당시 개혁아이디어를 연구했던 최고의 연구진들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소련외무장관이었던 셰바르드나제 그루지야국가평의회의장등 과거의 거물들이 참여하고 있다.따라서 고르바초프의 현실적 영향력유지는 물론 궁극적으로는 정계복귀를 위한 전초기지라는 평을 들어왔다.

이같은 성격의 고르바초프재단에 대한 세무사찰은 해외출국금지조치에 이어 고르바초프의 대내·외활동 발판을 모두 봉쇄하려는 시도로 풀이되고 있다.

옐친대통령진영으로서는 고르바초프를 구인등의 방법으로 헌재의 증언대에 세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법에는 상당한 위험과 무리가 따르게 된다.고르바초프가 증언을 강력히 거부하고 있는 사실이 잘 알려진데다 고르바초프가 강제로 「끌려가는」모습을 연출했다간 대외적으로 옐친의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 앞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변수는 서방국가의 외교적 압력이라 할수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이미 러시아에 대해 고르바초프의 해외여행금지조치에 항의하고 나섰으며 몇몇 다른 서방국가들도 이 문제를 인권차원에서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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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고르바초프의 구인」과 같은 최악의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어떻든 옐친과 고르바초프 사이에 빚어지고 있는 「힘겨루기」는 당분간 미묘한 국면을 보이며 계속될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정종석기자>
1992-10-1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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