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본격화”… 독,국방정책 대변환/유고에 구축함등 파견 의미

“파병 본격화”… 독,국방정책 대변환/유고에 구축함등 파견 의미

이기백 기자 기자
입력 1992-07-17 00:00
수정 1992-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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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할동만” 명분 불구,참전가능성/사민등 야당선 “위헌이다” 반발 조짐

독일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유고봉쇄작전참가를 위해 아드리아해에 승무원 2백68명의 최신예 구축함 「바이에른」호와 「브리키트 아트란트」형 조기경보기 3대를 파견함으로써 그동안 관심이 집중되어온 독일전투병력의 해외파병이 가시화됐다.

독일은 2차대전이후 나토회원국으로 유럽지역내 합동훈련과 비전투 활동에만 독일군을 참여시켜왔으나 이번 전투함등의 파견으로 나토역외 국제분쟁지역으로의 전투병력 파병 문호를 연것이다.

통일독일은 91년 5월 이라크전쟁이 끝나자 걸프만에 기뢰제거 목적의 소해정 3척을 파견했었고 지난 5월 캄보디아 유엔평화유지군에 1백50명 규모의 의무부대를 보냈지만 이는 비전투요원이나 장비였던 것에 비해 이번 파병은 막강한 화력을 보유하고 있는 최신예 전투함이라는 점이 큰 차이가 난다.

이때문에 이번 파병을 두고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어디에 어떤 목적으로 파병하느냐 하는데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킨켈독일외무장관은이점을 의식,독일군 역할은 나토와 서유럽동맹(WEU)범주내에서의 합동작전에 국한되며 장병들에게는 항해선박감시 임무만 주어져있지 전투행위는 엄격히 금지돼 있다고 강조했다.킨켈장관은 따라서 이런 목적의 파병은 독일 헌법인 기본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그러나 「바이에른」호가 공격을 받게되면 자연 전투가 벌어질 것이고 독일군의 참전은 불가피해진다는 점에서 이번 전투함 파견은 전투병력의 해외파병 선례를 기정사실화하려는 독일국방정책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하겠다.

독일기본법은 「방어목적이외의 전투병력 파병은 기본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금지한다」(87조ⓐ)고 규정하고 있다.이같은 이유로 야당인 사회당(SPD)은 해외파병은 위헌이라며 법개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집권 연정 기민(CDU)·기사당(CSU)은 「독일군은 동맹체제의 안보를 수호하기 위한 임무를 수행한다」(24조)는 조항을 들어 나토동맹국들과의 합동작전에 동참하는 것은 위헌으로 볼 수 없다는 이론을 내세워 이번에 해군을 파견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여야의 시각차 때문에 SPD는 독일군이 유엔평화군에 소속돼 활동하는 것도 법적으로는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CDU는 유엔목적의 군사활동은 집단안전시스템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다.

SPD는 이때문에 2주전 독일군의 해외파병은 나토와 서유럽동맹지역내에 한해서 평화유지를 목적으로 할때만 허용하도록 명문화하는 기본법 개정안을 제출해 놓고있다.

독일은 일본과는 달리 유럽집단안보체제 일원인데다 통일후 이웃국들의 의구심을 불식시키기 위해 기회있을 때마다 유럽에서의 패권주의 포기를 강조하고 있으며 정치적으로는 유럽공동체(EC)범주에서,군사적으로는 나토등 집단안보체제 안에서만 활동할 것을 다짐하고 있어 해외파병이 국내외적으로 큰 거부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지는 않다.

이때문에 야당도 해외파병 자체를 반대하기보다는 파병 목적·대상지역을 명시하도록 기본법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일본과 다른 분위기이며 이웃나라들도 동맹체 안에서 독일군의 공동군사활동을 불가피한 추세로 인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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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전투임무가 따르는 유엔평화유지 활동에 참여하는 기본법 개정은 현재로서는 94년 총선이후 차기 연방의회에서 처리될 전망이지만 이번 해군함정 파견을 계기로 유엔활동 지원목적과 합동군의 역할이라는 전제조건만 있으면 앞으로 세계분쟁지역 어느곳에라도 전투병력을 파견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고 하겠다.<베를린=이기백특파원>
1992-07-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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