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정보 주민에 공개해야”/모법근거없는 조례 첫인정/대법원 판사

“행정정보 주민에 공개해야”/모법근거없는 조례 첫인정/대법원 판사

송태섭 기자 기자
입력 1992-06-24 00:00
수정 1992-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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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법규·사생활침해우려 없을땐 지역주민 알권리가 우선/청주시의 “위법” 주장 패소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에 공개가 금지돼 있거나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을 때를 빼고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모든 행정정보를 지역주민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조례의 효력을 인정하는 대법원의 첫 판례가 나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윤관대법관)는 23일 청주시가 청주시의회를 상대로 낸 행정정보공개조례안 재의 취소청구소송 선고공판에서 이같이 판시하고 청주시측의 청구를 기각,청주시의회에 승소판결을 내렸다.

이에따라 지난 1월4일 공표된 이래 청주시장의 소송제기로 효력이 중지됐던 이 조례안은 이날부터 효력을 발생하게 됐으며 청주시 주민들은 청주시의 지방행정업무 정보에 대해 공개를 요구할 수 있게 됐다.

재판부는 이날 판결문에서 『행정정보의 공개제도는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 각국에서 시행해 오고 있는 실정으로 우리나라도 관련 법규의 제정이 바람직스럽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아직까지 근거법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이유를 내세워지방자치단체의 자주적인 조례제정권 행사를 가로막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행정정보 공개제도를 악용할 행위에 대해서는 현행법에 의해서 규제와 구제가 가능하다』고 밝히고 『특히 이 조례안은 법령에 공개가 금지돼 있거나 공익 등을 이유로 공개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는 정보는 공개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이를 이유로 반대하는 청주시측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와함께 『행정기관은 기밀에 관한 사항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정보공개청구에 반드시 응해야 한다는 대통령령인 사무관리규정 제33조2항에 비춰볼때 행정정보의 공개여부는 행정기관의 자유재량에 의해 결정될 사항이 아니라 비공개 사유가 없으면 공개를 허용해야 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청주시는 지난해 11월 청주시의회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모든 행정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의 행정정보공개조례를 제정하자 이 조례는 법률의 위임없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위법이라고 소송을 냈었다.

◎밀실행정 쐐기·공개행정 진일보/주민이 직접 정보공개요구 가능(해설)

대법원이 23일 청주시의회가 의결한 「행정정보공개 조례」에 대해 정당하다고 판결한 것은 주민들의 알권리 보장 및 공개행정구현이라는 측면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따라 그동안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행정업무에대해 일방적으로 통보만 받았던 주민들이 특정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행정정보의 공개를 직접 요구할 수 있게 됐다.

또 근거 모법(정보공개법)의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공개를 해오지 않았던 지방자치단체의 행정편의주의 및 밀실행정관행에도 큰 제동이 걸리게 됐다.

청주시의회는 지난해 11월 ▲집행기관은 직무로 취득한 행정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할 의무가 있고 ▲법령에 공개가 금지되거나 사생활침해의 우려가 있거나 ▲공익에 비춰 공개하지 않음이 명백한 정보를 제외한 모든 정보는 주민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의 「행정정보공개 조례」를 의결했었다.

이에대해 청주시는 ▲조례안에 대한 근거 모법이 마련돼 있지 않으며 ▲국가이임사무에 관한 행정정보까지 공개하는것은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초과한다는 이유등을 들어 취소소송을 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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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의 이날 판결은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지방의회활동의 범위를 폭넓게 수용한 것으로 풀이되며 다른 지방의회에서도 지방주민들의 의사를 수용,행정정보공개 조례의 제정을 서두를 것으로 보여 지방자치에 큰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송태섭기자>
1992-06-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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