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권개입” 야주장의 허구성(대선정국:19)

“관권개입” 야주장의 허구성(대선정국:19)

황진선 기자 기자
입력 1992-06-24 00:00
수정 1992-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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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공명의식… 「행정선거」 불가능/행정개방화·시민감시로 불법 “옛말”/정당단체장 나올땐 「중립」 더흔들려

국회개원여부를 둘러싸고 여야가 맞서고 있는 핵심적인 쟁점은 단체장선거이다.

단체장선거를 올해안에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야당측은 정부와 여당이 단체장선거를 실시하지 않거나 연기함으로써 연말의 대통령선거에서 임명직 단체장을 내세워 관권·행정선거를 「획책」하고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야당의 이같은 의구심은 과거에는 어느정도 설득력을 가질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이 행정이 개방화되고 권위주의적인 행정문화가 거의 사라진 풍토에서 관권선거를 계획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지난 13대 총선에서 보았듯이 각 사회단체들이 공명선거 감시활동에 나서고 각 지역마다 불법선거 고발 창구가 설치되는 등 국민들의 감시와 불법 척결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또한 현재 엄존하고 있는 지역감정도 관권선거를 어렵게 하고 있다.

지역감정등에서 비롯된 특정후보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호·불호가 관권·불법선거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설혹 비밀리에 계획대로 관권선거를 실행했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탄로가 나 오히려 역효과를 부르기가 일쑤다.

지난 14대총선에서 안기부원의 흑색선전유인물살포사건이 집권당인 민자당에 얼마나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는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당시 민주당 또는 국민당후보들에게 박빙의 차이로 낙선한 민자당의원들은 거의 대부분 안기부원들의 흑색선전물살포사건이 당락을 갈랐다며 통탄을 금치 못했다.

일선 행정공무원들이 상부의 지시에 따라 선거에 개입하는 일은 이제 옛날이야기가 되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서울지역에 있는 어느 공무원 아파트단지에서는 여당보다는 야당후보들의 표가 더 많았다.

예컨대 지난 총선에서도 정부제2종합청사가 있는 경기도 과천일대 공무원 밀집지역에서는 여당후보가 완패했다.

여당 후보들도 공무원 가운데서 중앙부처 과장급인 서기관 이상의 경우에는 정부·여당의 입김이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그이하의 공무원들은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실토하고 있다.

3당통합전까지 야당의원을 하다 여당에 편입된 민자당의 한 국회의원은 『야당의원에서 여당의원으로 변신한뒤 달라진것이 하나 있다면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비교적 쉽게 해결된다는 것뿐 관권선거는 아예 꿈도 꾸지 않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단체장선거로 인해 지역감정이 더욱 심화된다면 참으로 중대한 문제가 아닐수 없다.

현재 부산·경남과 호남지역은 여야의 대통령후보가 독점적이면서도 배타적인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여야 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의 90%이상이 특정후보의 절대적인 영향력하에 묶여 있음은 물론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오히려 지방자치단체장마저 특정후보의 영향력아래 놓인다는 것은 상상만해도 우려스러운 상황이다.더욱이 독자적인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단체장 후보 또는 민선단체장들이 특정 대통령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을 한다면 오히려 관권선거가 조직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많다.

시중에서 흔히 얘기하듯 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은 물론 단체장까지 특정인을 추종하는 「영남공화국」「호남공화국」,나아가 「강원공화국」까지 현실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이에따른 행정공백은 커다란 부작용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현재와 같이 공무원법상 정치적인 중립이 요구되는 상황에서도 선거때만 되면 공무원들이 일손을 놓다시피하고 통치권의 누수현상이 빈발하는 점에 비추어 볼때 특정 정당의 추천을 받은 단체장(광역)들이 과연 대선이나 총선때 엄정중립을 지킬 수 있을지는 불을 보듯 자명하다.

따라서 단체장선거를 관권개입선거와 연관시키는 사람들은 국민들의 의식이 관권선거를 용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결국은 국민들의 눈에 발각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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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단체장선거로 비롯될 수 있는 각종 문제점들에 대한 대책도 미리 마련해야 한다.<황진선기자>
1992-06-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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