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외언내언

입력 1992-06-13 00:00
수정 1992-06-13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도열해서 인사하기」가 별안간 여기저기서 행해지고 있다.한 특정집단에서 있었던 일은 그 집단의 대내적인 문제이므로 내부문제로 정리될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철도청이 친절을 위해 역무원들을 두줄로 늘어세우고 승객을 향해 절하기를 시킨다는 이야기는 좀 못마땅한 느낌이다.그것을 『친절 서비스』로 여겨 시행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회응감이 들 지경이다.◆승객이 원하는 친절은 그 내용이지 「절하기」같은 겉치례가 아니다.안내를 받고 싶어도 눈을 곱지않게 뜨며 대꾸도 제대로 하지않는 태도가 괴롭지,건성으로 하는 절이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안내문 하나라도 성실하고 알아보기 쉽게,순하고 공손한 문투로 개발하여,있을 만한 곳에 반드시 있게 하는 일이 친절의 기본이다.◆안내문이 불실하고 자상하지 못하니까 사람들은 창구에 고개를 들이밀고 일일이 말로 묻게 된다.그 때문에 업무에 지장을 겪는 공무직원들은 불친절해진다.대체로 불친절의 원인은 민원인들에게 길잡이를 제대로 해주지 못하는데서 비롯된다.똑같은 자리에 재임된 사람에게초임때와 똑같은 구비서류를 요구하는 것도 그런 일이다.공무원이 묵은 서류철을 뒤져보는 일을 줄이기 위해 시민에게 떠밀어버리면 결국은 공무에 과부하가 가고 국정의 능률에 문제가 생긴다.커다란 낭비가 그것으로 발생한다.◆「도열해서 절하기」에는 다른 문제도 있다.공무원은 당당하고 소중한 우리의 인력이다.시민앞에 억지로 비하당할 이유가 없다.능률적이고 효과적이고 신속하고 편의롭게 국민생활을 향상시키는 일이 본연의 업무이다.공직의 소중한 일꾼을 꿇리듯 머리숙이게 만드는 것으로 쾌감을 느낄 시민은 없을 것이다.그런 친절을 강요당하느라고 공무원으로 하여금 시민에게 굴욕감이나 적회심같은 것을 품게한다면 보다 심각한 불친절이 시민에게 돌아갈 수도 있다.「도열해서 절하기」같은 전근대적인 발상의 친절운동같은 것은 이제 청산해도 좋은 문화이다.

1992-06-13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