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의 구슬땀속 자금난에 허덕/LA폭동 한달째의 한인촌

재기의 구슬땀속 자금난에 허덕/LA폭동 한달째의 한인촌

홍윤기 기자 기자
입력 1992-05-30 00:00
수정 1992-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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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지원 “감감”… 안타까운 홀로서기/흑인들 공공연한 협박… 떠나는 교민늘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흑인폭동의 회오리가 할퀴고 지나간지 29일로 한달이 되었다.

그동안 많은 관심속에 여러가지 복구 대책들이 나오기도 했으나 피해교포들은 스스로 일어서기에 벅찬데다 주위의 지원도 미약하고 절벽같은 인종차별로 한인사회의 무력감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다.

교포들은 오랜 세월 공들여 일궈온 생활터전을 순식간에 날려버린 허탈감때문에 다시 흑인거주지역에서 장사를 계속할 것이냐 말것이냐를 결정짓지 못하고 마지못해 사우스센트럴에서 밀려나야할 입장으로 몰리고있다.

4·29폭동으로 한인사회는 2천5백여 업소가 불타거나 약탈당하면서 사망 1명,부상 46명의 인명피해와 4억∼4억5천달러상당의 재산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이같은 재산손실에 직·간접으로 관련된 피해교포의 수는 5천여명에 달하고 그 가족을 합하면 1만명을 훨씬 웃돈다는게 4·29폭동피해자협의회의 추산이다.이렇게 많은 피해를 본 한인사회는 비탄의 감정을 억누르면서 한국인특유의 오기로 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들어온 3백여만달러의 성금만으로는 폭동이 남긴 상처를 치유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한탄하고 있다.

재난을 당한 한인들이 현재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있는 것은 연방중소기업청(SBA)이 제공하는 저리융자와 연방비상대책기구(FEMA)가 신청받고 있는 무상지원금.FEMA기금은 조건이 까다롭고 지원금액도 많지않아 크게 기대를 걸고있지 않지만 SBA대출금은 당장 영업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어서 대부분의 피해교민들은 신청절차를 마치고 자금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많은 한인들은 흑인거주지역에 재투자할 경제적 가치가 있느냐와 이곳에서 다시 영업하기에는 불안하다는 점을 들어 망설이고 있다.

우선 돈을 빌린다 하더라도 불타기전에 사업하느라고 빌렸던 자금이 있어 부담이 많다.또 폭동이전에는 오래전에 책정된 과세표준액에 따라 세금을 내 재산세를 적게 물었으나 새건물에 대한 세금은 높아지게 되며 위험지역으로 알려지게 돼 보험료부담도 과거보다 3∼4배나 늘어난다.

또한 4·29폭동때 교포상점들을 겨냥,흑인갱들이 선별적으로 저지른 약탈·방화의 표적이 됐다는 최근의 조사결과도 간과할 수 없다.바로 며칠전에는 한인상가들이 거의 폐허화된 사우스센트럴지역에 다시 한인을 해치겠다는 많은 전단들이 뿌려졌는가하면 흑인촌에 한인들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시조례를 개정하라는 압력도 날로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이번에 피해를 입은 한인들중에는 다른 지역에서 장사를 다시 시작하겠다는 사람이 많고,여건상 이곳에서 장사하더라도 조만간 빠져나가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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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교포들은 단결된 힘을 결집시켜 안으로 한인타운 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더많은 교포들이 정계와 언론계등에 진출,권익을 찾는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다른 커뮤니티와도 바람직한 관계정립이 절실하다는 점에서 LA폭동사태는 한인이민사에 새로운 과제를 남겨놓았다.<로스앤젤레스=홍윤기특파원>
1992-05-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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