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 「소사장제」 뿌리 내린다(경제화제)

포철 「소사장제」 뿌리 내린다(경제화제)

입력 1992-04-15 00:00
수정 1992-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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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력 활용하자”창업 적극 지원/퇴직사원들 잇따라 협력회사 설립/20년 경험살려 동력설비 정비맡아/성원등 3개사 탄생… 애사심·생산성 우수

『지금은 비록 포철의 옷을 벗었지만 포항제철은 내 인생을 모두 바친 곳이기 때문에 포철을 위해 퇴직후에도 기꺼이 봉사할 생각입니다』

지난 72년 8월 포철에 입사한뒤 동력설비 분야에만 19년간 근무하다 퇴직한뒤 동료 퇴직자 37명과 함께 성원기업을 설립,사장이 된 이병정씨(49)의 말이다.

성원기업은 포철의 소사장제 육성계획에 따라 광양제철소의 발전·송풍설비 수리작업과 일반기계 정비업무를 맡게된 정비 전문업체이다.

포철의 퇴직근로자들로 만든 기업은 성원기업이외에도 지난 2월 설립된 신진기업과 이달 초 설립된 성진기업등 3개 업체가 있다.

포철이 소규모 정비전문 회사의 창업을 지원하게 된 것은 정년을 앞둔 고급·전문기술인력을 활용하여 제철 기본설비와 발전·송풍설비등 전문설비의 정비작업을 전문화하고 정비 기술력 향상을 통해 고기능 정비소요 분야에 대한 분야별 책임정비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포철은 앞으로 소사장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어서 이같은 정비 전문업체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기업은 사장은 물론 사원 모두가 포철출신의 전문기술자로 구성돼 포철에 대한 애착이 큰데다 업무내용에도 익숙해 작업능률이 뛰어나고 생산성도 높다.

고로수재설비 수리 전문업체인 신진기업의 송칠용사장은 『포철이 다른 외주업체에 협력작업을 맡겼을 때는 작업능력이나 품질이 떨어졌으나 지금은 3명이 1개조로 실시하던 작업을 단 1명이 훌륭히 치러내는등 작업능률과 품질이 많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들 기업의 사원들은 특히 애사심이 강하고 불평불만도 없다.

사장은 경영자의 입장이 아니라 포철 현장에서 직접 작업하던 때와 마찬가지로 직원들과 함께 땀을 흘리고 근로자들 또한 주인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동력설비 및 압연설비전문 수리업체인 성진기업의 이상윤사장은 『주위사람들로부터 사장이라는 소리를 들을 때가 제일 거북하다』며 『포철에서 일할 때 처럼 그냥 이주임으로불러주었으면 좋겠다』고 계면쩍어 했다.

정비 전문업체들은 모기업격인 포철과의 유대를 무척 강조한다.

성진기업 이사장은 『직원들에게도 포철의 역사와 그동안 겪었던 조업경험을 교육시키는 정도가 고작』이라며 『포철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수행하는 작업내용이 바로 포철의 주요 설비라는 인식을 깊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 전문업체들은 야무진 사업계획도 구상중이다.

성원기업은 앞으로 인력·장비·기술 등에 대한 수준이나 능력을 향상시킨 뒤 가스·용수 등 동력에너지 전체 설비에 대한 작업확대를 통해 기술부가가치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신진기업도 현재는 정비작업만 수행하고 있지만 내년부터 점검작업까지 확대키로 했으며 성진기업은 출·퇴근 전후 시간을 이용해 분임토의를 실시하는 등 알토란 같은 회사로 키워내기 위해 전사원이 똘똘 뭉쳐 있다.<오풍연기자>
1992-04-1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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