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대책은 심리안정부터(사설)

증시대책은 심리안정부터(사설)

입력 1992-03-20 00:00
수정 1992-03-20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증권시장이 무기력증세에서 헤어나지 못함에 따라 재무당국과 증권사들이 증시안정대책을 잇달아 내놓았다.재무부는 코리아펀드등 3개 외국인투자전용펀드에 1억5천만달러의 증자를,국내투신사에 대해서는 6천억원의 신규수익증권발행을 허용했다.이와는 별도로 증권사들은 상품보유주식한도 여유분 1조6백억원을 활용,주식매입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최근의 증시상황으로 미루어 이같은 대책들이 장세를 반전시키리라고는 보지않지만 현재로서 정부나 기관투자가가 취할 수 있는 투자심리안정용으로 해석된다.이번 조치는 주식의 수요창출에 역점이 있다.대책에서와 같이 증권회사들이 매도를 자제하는 대신 1조원의 여유분으로 적극적인 시장개입에 나선다면 최소한 투자심리의 위축속도만은 줄일수 있는 효과를 가질 수도 있다.

사실 3월들어 증시상황은 여간 걱정스런 정도가 아니다.종합주가지수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6백선 아래로 내려가지만 않았지 투자심리면에서는 위기의식이 팽배되고있다.올해 증시는 외국인 직접주식투자의 허용,잇단 선거로 인한 인플레심리,몇년동안의 침체에 대한 반등기대 등으로 활황을 맞을 것으로 기대되어왔다.그러나 상황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가장 큰 이유는 상장기업들의 잇따른 부도 사태다.올들어서만 벌써 8개 상장기업이 부도를 내거나 법정관리를 신청했다.이것은 투자자들로서 예기치 못했던 일이었고 부도사태가 총선이후인 4월에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증시주변에 확산되어있다.특히 현대그룹과 국민당과의 관계에서 현대관련주식들을 중심으로 증시에 적지않은 영향을 주고있다는 것도 돌발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의 상황에서 증시침체를 크게 반전시킬 수 있는 수단은 별로 없어 보인다.믈론 이번 대책에서와 같이 주식 매도를 자제하고 적극적인 매입에 나서는 것도 하나의 필요한 수단임에 틀림없으나 주식매입의 한계가 있고 그 효과도 크지 않으리란 분석이다.

현재의 투자분위기위축을 가져온 직접적인 원인이 부도사태이고 보면 그에 대한 대책이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된다.방만한투자나 경영미숙,경쟁력의 한계에서 오는 부도사태는 피할 수 없다 치더라도 일시적인 재고압박이나 자금흐름의 마찰에서 오는 것만은 막아야 할것이다.

증시는 단순한 자금의 유통경로가 아니다.경제·사회의 전반적인 흐름과 저변의 심리까지 반영되는 곳이다.불필요한 증시의 과열 또한 부작용이 크지만 증시가 활기를 찾아야 경제가 순탄해질 수 있는 기초가 된다.



최근의 기업자금난이 심해지면서 시중의 실세금리가 올라간것도 기업들이 증시침체로 증시에서의 원만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데 있다.상장기업의 부도에 대한 불안과 그로인한 침체의 가속을 막기위해서는 상장기업부도에 대한 통화당국의 명백한 입장표명이 어느 대책보다도 중요하다고 본다.그런 다음에 증시안정기금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든가 하는 주식수요창출의 수단이 필요한 것이다.
1992-03-20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