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음… 불기둥… 휴일 저녁 덮친 날벼락/광주 가스폭발

굉음… 불기둥… 휴일 저녁 덮친 날벼락/광주 가스폭발

진경호 기자 기자
입력 1992-02-24 00:00
수정 1992-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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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소방차등 30여대 출동 진화/가스·전기 끊겨 10만가구 공포의 밤/아파트유리 박살… 소방관 15명 화상

【광주=임시취재반】 평온한 휴일저녁을 강타한 날벼락이었다.

사고현장 부근의 시민들은 대부분 저녁을 들고 있다 도시가스 탱크의 폭발음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불길이 치솟자 대피하느라 큰 혼잡을 빚었다.

더욱이 폭발사고후 또다른 사고를 막기 위해 이 일대에 전기와 가스 공급이 모두 중단돼 주민들은 큰 고통을 받았다.

▷발생◁

23일 하오6시쯤 광주시 북구 용봉동 (주)해양도시가스에서 탱크 3개가 폭발하면서 화재가 발생,광주 동부·서부소방서 등의 소방차가 긴급 출동해 진화작업을 펴 불길은 하오10시쯤부터 조금씩 잡혀갔다.

인근 주민들은 저녁을 먹다가 「펑」하는 연쇄폭발음이 나 밖으로 나가보니 해양도시가스에서 불기둥이 솟고 있었다고 말했다.

▷사고원인◁

이날 사고는 충남 태안에 있는 LPG기지에서 가스를 실어온 광주7 라9786호 15t 탱크로리(운전사 박정일·21)가 저장탱크에 가스를 주입하기 위해 후진하다 탱크로리의 연결호스가 풀리면서 가스가 새나와 불이 붙는 바람에 폭발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피해◁

이날 사고로 입은 재산피해는 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나 사고조사가 끝나면 피해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고로 광주시내 6만가구에 대한 도시가스 공급이 중단됐으며 인근 현대아파트 등의 주민 2만여명이 인근 학교 등에 대피해 밤을 새웠다.

또 이날 하오6시20분쯤부터 하오10시까지 북광주지역 10만6천여가구에 전기가 끊겼다.

이밖에 진화작업을 하던 광주 서부소방서 소속 탁칠성씨(44) 등 소방관 14명이 화상을 입고 광주시내 조선대병원 등에서 응급치료를 받았으며 해양도시가스 직원 진홍성씨(33)가 머리에 파편을 맞아 부상했다.

또 인근 아파트의 유리창 수백장이 깨졌으며 사고현장에서 1백m 정도 떨어진 이범명씨(54) 소유 과수원 1천3백여㎡가 불탔고 광주 어린이공원 팔각정과 인근에 신축중이던 교회건물도 파손됐다.

인근 중앙여중고 금호고 경신여고 등에서 공부하던 학생 3백여명도 긴급 대피했다.

◎40m 옆에 3백t 탱크/밤새 물뿌려 인화막아/오늘 하오 공급재개

▷진화◁

화재는 이날 하오10시쯤부터 불길이 잡히기 시작,큰 폭발사고의 위기는 넘겼으며 24일 상오중에 완전 진화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상오5시 현재 지상에 있던 30t짜리 탱크 3개중 2개는 이미 불탔고 나머지 1개가 타고 있는데 진화반은 이 탱크의 잔류가스를 태우면서 40여m 떨어진 3백t짜리 탱크로 인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밤새 물을 뿌려 계속 열을 식혔다.

진화작업에는 광주시내 소방차 30여대와 공군 3252부대 화학소방차 5대,소방관과 경찰관 등 3백여명이 동원됐다.

▷경찰수사◁

경찰은 탱크로리 운전사 박씨가 탱크로리에 저장돼 있는 가스를 저장탱크에 옮기기 위해 차량을 후진하는 과정에서 부주의로 연결호스를 빠지게 하는 등 안전규칙을 준수하지 않아 1차 폭발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중이다.

▷사고회사◁

지난 83년 7월 자본금 35억3천만원으로 설립돼 광주시내 6만여가구와 목포·여수 등 전남지역에 도시가스를 독점 공급해오고 있다.

회사대표장씨는 전남지사를 역임했다. 회사측은 하남공단내 제2공장을 통해 24일 하오부터 가스공급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화폭주 불통사태

한편 사고소식이 전해지자 전국 각지에서 가족·친지들의 안부를 묻는 전화가 광주로 일시에 걸려와 한때 시내전화가 불통되기도 했다.
1992-02-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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