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있어서 쌀은 과연 무엇인가.우둔하기 짝이 없는 질문이지만 최근 농협이 주체가 되어 실시한 「쌀수입개방반대 범국민서명운동」의 결과는 쌀에 대한 새삼스런 인식을 주기에 충분하다.◆운동이 시작된지 불과 40여일만에 1천2백93만명이 서명에 참가했다고 한다.굳이 숫자로 풀이한다면 서명인구는 전인구의 30.5%가,20세이상 성인인구의 48.6%가 참가한 셈.결국 국민3명당 1명이 서명에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서명주체인 농협은 당초 1백만명서명운동을 계획했다.◆그러나 불과3일만에 1백만명을 넘어서고 곧이어 2백만명을 돌파하자 1천만서명으로 목표를 바꿨다.목표달성에 의문이 없지않았으나 어렵지 않게,그것도 짧은 시간안에 목표를 넘었다.그동안 갖가지 목적의 서명이 적지 않았다.그러나 대개의 서명목표인구는 1백만명이고 그것이 제대로 이뤄졌다는 얘기는 거의 들어 본적이 없다.◆5t트럭으로 한트럭 가득한 이 서명명부는 GATT등에 보내진다고 한다.왜 이처럼 전대미문의 많은 사람들이 서명에 동참했는가 하는 이유를 따진다는 것은 적어도우리에 있어서는 어리석은 일이다.쌀이 우리의 주식이고 농업소득의 절반이 넘고하는 따위의 경제적 이유나 쌀이 지니는 상품적 가치 때문이 아니다.◆쌀은 우리국민의 심정적 고향이다.2대만 거슬러 올라가면 농촌이 고향아닌 사람이 없고 적어도 30대이상에 있어서는 모를 심거나 벼를 손수 베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때문에 농촌,농업은 우리에게 멀지않은 고향이고 쌀은 그 고향의 심벌인 것이다.우루과이라운드로 쌀의 운명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나 쌀에 대한 국민적 정서는 달라질수가 없다는 것을 이번 서명운동은 말해주고 있다.
1991-12-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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