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의 「망당저지책」/최두삼 홍콩특파원(오늘의 눈)

북경의 「망당저지책」/최두삼 홍콩특파원(오늘의 눈)

최두삼 기자 기자
입력 1991-12-03 00:00
수정 1991-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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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문제전문가들 치고 한두번쯤 망신살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북경의 자금성안에서 벌어지는 정치행사에 뭔가 아는 체하면서 전망을 발표해놓고 나면 정반대의 결정이 내려질 때가 많아서이다.

중국고위간부들은 기회있을때마다 8중전회의 주요 의제가 농업 및 농촌문제라고 강조했다.하지만 서방의 중국문제전문가나 관측통들은 농업문제도 다루기야하겠지만 등소평후계체제 구축을 위한 인사문제에 더큰 비중이 실릴 것이라고 전망해 왔다.

회의결과는 이들 전문가들 얼굴에 또다시 먹칠을 가했다.인사문제는 온데간데 없고 14차당대회의 내년말 개최와 10개항의 농촌발전결의안이 전부였던 것이다.농촌문제에는 흥미가 없다는듯 서방신문들은 간단히 취급하고 넘어갔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문제가 그렇게 간단한 것 같지는 않다.지금까지 농업보다는 공업과 도시문제에 집착해온 중국지도층의 통치전략에 중대한 변화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중국지도자들이 중남해의 그들 숙소에 모여앉으면 가장 주요한 토픽이 무엇일지 짚어보면 문제는 쉽게 풀릴수 있다.미국의 인권개선 압력과 무역마찰일까.아니면 국영기업활성화 방안? 그것도 아니라면 북한의 핵사찰 문제로 머리를 싸매고 있을 것인가.모두가 중요한 문제들임에 틀림없다.하지만 소·동구공산당몰락이후 중국공산당의 망당을 어떻게 막아내느냐는게 가장 중대한 문제임에 틀림없다.여기에는 개혁과 보수파가 따로 있을수 없고 노소를 불문할 것이다.

이들은 수많은 토론끝에 「농촌문제 개선만이 우리의 살길」이라는 결론을 내렸을 법하다.그리고 이같은 결론도출은 누군가가 다음과 같은 2가지 사례를 들어 설득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첫째,모택동혁명전략의 핵심이 농촌을 장악해 도시를 포위하는 도시포위전략이 아니었는가.이 전략때문에 중국혁명이 가능했다.

둘째,89년 「천안문폭란」때 수백만 도시주민들이 며칠밤을 새워 난리를 칠때도 농민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이 때문에 난리를 평정하고 당을 구할수 있지 않았던가.
1991-12-0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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