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마.점심 한상에 반찬이 스무가지도 더 오르더라니까』남녘 고장의 짭짤한 음식맛과 푸짐한 인심을 추켜세우면서 흔히 하는 말.누구고 그걸 싹쓸어 먹지는 못했을 터.그렇다면 남은 게 다시 상에 오르기도 하는 걸까.모조리 버려지는 걸까.◆분량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 가정이고 음식점이고 버리는 게 적잖다.며칠 전에 있은 「우리 식생활,이대로 좋은가」란 제하의 토론회에서 나온 전문가의 계산에 의하면 『평균 33.4%의 먹을 수 있는 음식물이 버려지고 있다』는 것.이날의 주제발표자 입에서는 더 놀라운 숫자도 나온다.지난 한해 버려진 음식물을 돈으로 따져 약 7조원에 이른다지 않은가.그럴만도 하겠구나 싶어지면서 놀라워진다.◆억 소리가 나올 만큼 억단위 돈 얘기가 흔해진 세상.고졸선수들이 프로야구단에 대해 내놓으라는 「몸값」부터 그렇다.하지만 7조원이 어떤 돈인가.가령 지금도 논란중인 추곡수매가나 수매량의 문제는 이 돈만으로도 너끈히 가라앉힐 수 있다.올해 생산된 3천8백만섬을 모조리 시중가격으로 산다 해도 7조원 안팎이기때문.그 돈으로 공영주택을 짓는다면….노인복지사업을 벌인다면….◆그 엄청난 돈을 우리는 날마다 버리고 있다.유용하게 쓰이는 구석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상당부분이 돼지 사료로도 공급되고 있기 때문.그렇다 해도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을 버리고 있다는 것은 아까운 일이다.주문식단제 같은 발상도 이런데 대한 성찰에서 나오긴 했다.하건만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그래서 오늘도 수입 쇠고기에서부터 국산 콩나물까지가 아낌없이 버려진다.◆날마다 버려지는 그 숱한 「1회용」들도 보통 아까운 게 아니다.낭비의 형태만 잘 살펴 아껴도 우리 살림은 붇는다.낭비없는 식탁문화에 대해 지혜가 모아지고 실천이 뒤따라야 할 때다.
1991-11-1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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