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서 한국 영화촬영진 만나 남행 결심”

“사할린서 한국 영화촬영진 만나 남행 결심”

김인철 기자 기자
입력 1991-11-08 00:00
수정 1991-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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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순 김용씨 기자회견 일문일답/북,경제난 외면 무기생산 독려/50개 회사 차려 무역활동 혈안

북한로동당 산하 무역회사에서 외화벌이담당 책임지도원으로 일하다 한국으로 탈출한 김용씨(33·평양시 모란봉구역 서흥동 48반 17층 4호)는 7일낮 서울 앰배서더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실상과 망명동기등을 자세히 밝혔다.

김씨는 북한에 노모와 부인및 아들 1명을 두고 있다.다음은 김씨와의 일문일답.

­망명동기는.

『김정일의 친필지시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사할린에 갔으나 달러가 없어 낭패를 겪었다.궁여지책으로 사업수행자금도 조달하고 개인적으로 돈도 벌겸해서 중·소간 송어교역중개에 손을 대려다 이 사실이 정무원직속무역회사 「오산덕총국」직원에게 탄로나는 바람에 처벌받을 것이 두려워 망명을 결심하게 됐다.또 당시 사할린에서 현지촬영을 하던 남한영화 「명자 아끼꼬 쏘냐」촬영진들을 만났는데 이들로부터 남한실상을 들은 것도 망명을 결행하게 된 동기의 하나다』

­북한이 최근 대외무역을 중시하면서 많은 무역회사들이 활동하고 있다고하는데 그 실상은.

『지난 86년부터 각 기관별로 외화를 자체 조달토록하는 「독립채산제」가 도입되면서 각기관소속의 무역회사가 생겨났다.현재 평양시에 30개,지방에 20개등 50여개의 독자적 무역회사가 활동중에 있다』

­북한의 경제가 매우 나쁘다고 하는데 군수산업은 어떠한가.

『북한은 주민의 경제난을 아랑곳 않고 군수산업발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이들 군수공장은 자강도 강계시 및 성강군 등지에 밀집돼 있는데 각종 탄알은 「93호공장」에서,로켓탄등 신형무기탄두는 「26호공장」(대외적 명칭은 남문뜨락또르공장)에서,첨단전자무기는 「11호공장」에서,무기생산에 필요한 특수강은 「8호제강소」에서 생산된다.또 자강도에는 예비식량저장창고 및 대형식료공장이 건설돼 있다.평양시 모란봉에는 모란봉구역관내 주민모두를 대피할 수 있는 지하대피소가 있는데 올봄 처음 공개됐다』

­식량난은 어느 정도인가.

『지난해 가을에는 넉달동안 배급이 끊어진 곳도 많았으며 온 가족이 도토리를 따기 위해 휴가를 내기도 했다.지난 가을 지력을 높이기 위해 흙깔이를 했으나 이번에는 농약이 부족,벌레피해를 막지 못해 올해도 풍년을 기대하기 어렵다.게다가 김일성이 지난 88년 평양에서 열린 비동맹회의때 「자급자족」을 이룬다고 큰소리 쳤기 때문에 식량수입도 공개적으로 할 수 없는 처지다』<김인철·김수정기자>
1991-11-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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