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노사분규가 한 나라 경제를 파탄으로 몰아 넣은 대표적인 사례로 70년대의 아르헨티나와 터키를 꼽는다.아르헨티나는 페론주의자들이 집권했던 73∼76년까지 노사분규가 매우 극심했다.이들의 집권 마지막해인 76년 노사분규 건수가 전년보다 2백30%나 증가했다.이로인해 다음해 물가상승률이 4백44%에 달하고 성장률은 마이너스 3.2%를 기록했다.◆터키는 76∼80년 사이에 노사분규가 만연했었다.경제파탄이 빌미가 되어 군사쿠데타가 일어난 80년 인플레율이 1백10%이고 성장률이 마이너스 1.1%였다.혹독한 노사분규를 경험한 이들 두나라는 아직도 경제가 회생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근로자들이 일하지 않고 노동쟁의를 일삼을 때 그나라 경제가 어떻게 되는가는 이 두나라의 사례가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87년 정치의 민주화 이후 노사분규가 해마다 증가해 왔고 그 여파로 지저분하고 힘들고 위험한 일을 싫어하는 풍조가 확산되고 있다.이른바 제조업 기피현상이 발생,이를 우려하는 소리가 높다.선진국이 아닌 국민소득 5천달러의 우리가 일하기보다는 휴가 즐기기에 열중한다면 나라경제가 어떻게 될까.◆이런 상황에서 어느 보험회사노조가 노사협의가 잘 안된다는 이유로 설악산과 해운대 등지의 콘도와 여관에서 거액의 돈을 써가면서 원정임금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회사측이 모임을 방해하여 원정모임을 갖고 있다고 노조측이 해명하고 있으나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특정회사의 노사문제에 대해 굳이 언급하고 싶지 않으나 원정임금투쟁이라는 신종임금투쟁방식이 개운치 않은 느낌을 받게 한다.지금은 과소비추방운동이 전국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때이다.또 이 회사 노조는 화이트칼라노조이다.우리경제의 현실을 알고도 남을 만한 전문직종의 노조원들의 행동이기에 더더욱 수긍할 수가 없다.
1991-09-1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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